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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안택수 신보 이사장, 문재우 손보협회 회장, 장영철 캠코 사장, 김봉수 한국거래소 이사장, 주강수 가스공사 사장, 허증수 에관공 이사장, 박철곤 전기안전공사 사장, 권혁인 광해공단 이사장, 정창영 코레일 사장, 김건호 수자원공사 사장> |
박근혜 정부의 출범이 임박하면서 공공기관 고위직들의 거취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권교체기 차기 정부에 불필요한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자존심을 지키는 명예로운 용퇴 결정이 이들에게 관행처럼 계속돼 왔기 때문이다.
14일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올해 임기가 종료되는 공공기관 기관장·임원은 177개 기관에 367명이다. 이 가운데 271명은 청와대, 국회, 정부 출신이거나 민간에서 영입한 전문가로 대부분 낙하산 인사들이다. 또 임기가 올해 말까지인 기관장은 모두 29명이며 한 차례 이상 연임한 인물은 16명이다.
새 정권은 출범 초기부터 이들을 겨냥한 대대적인 물갈이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초기에 부처별 산하 기관장으로부터 일괄 사표를 받아 대거 교체했다. 이 과정에서 임기가 남은 일부 기관장이 행정소송을 벌이는 등 반발도 있었지만 결국 빠진 모양새로 교체 수순을 밟았다.
따라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분위기와 낙하산 인사들에 대한 따가운 시선이 맞물려 기관장들의 대규모 줄사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임기를 막 시작한 기관장들도 재신임을 기대하며 일단 사표를 내는 액션은 취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MB맨'의 꼬리표를 단 공기업 사장들은 논공행상을 떠나 일찌감치 짐을 쌀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누가 먼저 최일선에서 십자가를 짊어지고 가시밭길을 걸어갈지가 관건이다. 낙하산 진용에서 누구든 자진 사퇴의 첫 단추를 꿰면 용퇴 도미노로 연계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금융 공기업에서는 올해 임기가 끝나는 안택수 신용보증기금 이사장(7월)과 문재우 손해보험협회장(8월), 장영철 자산관리공사 사장(11월) 등 3인방에 눈길이 쏠린다.
이 가운데 안택수 신보 이사장은 MB 최측근으로 비금융전문가에 연임까지 하면서 교체 1순위로 꼽힌다. MB의 고려대 인맥으로 분류되는 김봉수 한국거래소 이사장도 1년 연임하면서 안팎에서 교체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에너지공기업에서는 지난해 같은 시기 연임에 성공한 현대종합상사 부사장 출신 주강수 한국가스공사 사장과 현대건설 이사 출신 정승일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이 스스로 물러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선진국민연대 정책위원장 출신인 허증수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과 행정관료를 역임한 박철곤 전기안전공사 사장, 청와대 인사관리비서관을 지낸 권혁인 광해관리공단 이사장 역시 전문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감사원 사무총장 출신의 정창영 코레일 사장과 4대강 사업을 주도한 김건호 한국수자원공사 사장도 입지가 불안한 상황이며 성시철 한국공항공사 사장도 용퇴 가능성이 제기된다.
외국계 인사로서는 처음으로 공공기관 기관장을 맡았던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도 대표적인 낙하산 인사로 분류돼 교체가 점쳐진다.
동아일보 논설위원을 지낸 이재호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원장도 출판 비전문가로 낙하산 인사라는 비난을 받고 있으며 새 정부 출범 직전에 투입된 이진규 건설근로자공제회 이사장도 전문성과는 거리가 멀어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대통령직 인수위 관계자는 "박근혜 당선인의 의중이 임기보장보다는 낙하산 퇴출 쪽으로 기운 것으로 안다"며 "새 정부 출범 직후 공기업의 주주총회가 열리는 3월 이전에 기관장들의 자진사퇴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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