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달러옵션, ‘개점휴업’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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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2-26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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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한국거래소의 환헤지 수단인 달러옵션시장이 거의 개점휴업 상태다.

이들 상품은 키코 사태 이후에도 기업들로부터 외면당한지 이미 오래다. 은행권 환헤지 상품 및 서비스에 비해 투자 매력이 떨어져서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키코 사태 후 2009년부터 전일까지 4년여동안 거래소 달러옵션에 투자한 금융투자, 보험, 투신, 은행, 기타금융 등 금융권 매매거래실적은 전무하다. 기타법인과 개인이 각각 50% 비중으로 참여했는데 계약수는 총 484 계약에 불과했다.

또 다른 환헤지 상품인 달러선물에 대한 기업들의 이용도 역시 저조하다. 같은 기간 금융투자, 보험, 투신, 은행 등 금융권 투자 비중은 약 70%며 개인이 15%, 외국인이 13%로 나타났다. 기업이 포함되는 기타법인 투자 비중은 고작 2.75%다.

통상 일반 기업들이 대리인을 내세우고 이들 개인 계좌를 이용해 달러선물에 투자하는 경우까지 포함했을 때도 기업 투자 비중은 10% 내외라는 게 거래소측의 예상이다.

기업들은 과거 키코라는 장외 파생금융상품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본 바 있다. 키코의 가장 큰 약점은 장외거래라는 점과 환율이 안정적으로 움직일 때만 환위험을 피할 수 있어 예측불가한 환율 변동시 손실이 뒤따른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008년 8월말 기준 키코 관련 기업 피해규모를 1조7000억원으로 추산한 바 있다.

반면 거래소의 달러옵션·선물은 장내에서 거래되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환위험도 줄일 수 있다. 때문에 학계에서는 키코 사태 후 ‘키코 대안상’품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 바 있다.

기업들이 키코 사태로 장외 환헤지 상품의 약점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거래소의 장내 환헤지 상품에 투자하지 않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우선 비용 문제다. 과거 키코를 보면 기업 입장에서 별도 거래 비용이 발생하지 않지만 달러옵션·선물 투자했을 시에는 수수료 등을 지불해야한다. 키코는 거래 수수료가 없는 대신 은행의 거래마진이 거래 가격에 포함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은행이 상품을 팔고 기업에 받는 마진도 수수료에 비했을 때 규모가 낮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또 다른 원인은 절차적 편의와 부가 서비스다. 기업들은 기존에 은행과 금융거래를 했을 경우 별도 절차 없이 환헤지 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반면, 기업이 달러옵션·선물에 투자할 경우 거래계좌 개설, 증거금 납부 등 절차적 번거로움이 있다. 또 은행은 환변동 관리 외 환율 관련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기업 입장에서 은행 환헤지 상품 가입만으로 환변동 관리 일체를 은행에 일임하면 됐지만 달러옵션·선물에 투자하면 별도 투자 업무를 담당할 인원과 시스템 확충이 필요하다.

거래소는 금융위기 이후 선물 및 옵션이 위험할 수 있다는 투자자와 기업들의 인식 역시 달러옵션·선물 시장을 위축시킨 요인으로 꼽고 있다.

단, 달러옵션·선물의 구조적인 문제점도 있다. 일반적 선물이 만기일 기초자산(실물)을 주고받지 않고 현금으로 거래되지만 이 두 상품은 만기일 실제 기초자산인 달러의 인수 또는 인도가 일어나는 방식으로 설계되 불편이 뒤따른다.

거래소 관계자는 “달러옵션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여러 방안을 강구 중”이라며 “만기일 인수도 대상을 실물이 아닌 현금으로 바꾸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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