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의 사람들> 허태열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장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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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5-01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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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주진 기자= "모든 능력을 바쳐 보좌하겠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 첫 대통령비서실장에 내정된 직후 허태열 비서실장이 밝힌 첫 소감이다.

허 비서실장은 1974년부터 6년간 박정희 정부의 청와대 비서실에서 근무해 '부녀 대통령'을 보좌하게 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가장 존경한다는 허 비서실장으로선 2대에 걸쳐 일가를 보필하는 중대한 임무를 맡은 셈이다. 그는 육영수 여사 서거 후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맡았던 박근혜 대통령과도 몇 차례 만남을 가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과 다시 만난 것은 지난 2006년이었다. 박 대통령이 당 대표 때 허 비서실장은 의정부시장, 충북도지사 등을 거치며 쌓은 행정 경험을 인정받아 당 사무총장에 선임됐다. 2008년 당 최고위원으로 당선돼 친이 세력에 맞서 친박계를 대변하는 목소리를 냈다. 이 시기 '정치적 겨울'을 보내던 박 대통령의 의중을 외부로 전달하는 통로 역할을 하기도 했다.

지난 2012년 19대 총선 때 "친박계에서는 내가 희생할 용의가 있으니 불쏘시개로 쓰라"며 박 대통령의 만류에도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결국 공천에서 배제돼 국회 입성이 좌절됐다. 그럼에도 지난해 대선까지 두 차례 대선에 도전한 박 대통령의 곁을 묵묵히 지켰다. 이에 박 대통령이 그에게 큰 고마움과 함께 마음의 빚을 남겨뒀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박 대통령이 '왕(王)실장'으로 불리는 첫 대통령비서실장에 그를 중용한 것도 깊은 신뢰가 있다는 방증이다.

허 비서실장은 "비서실장은 귀는 있지만 입은 없다"고 말해 '믿음을 지키겠다'고 박 대통령에게 화답했다.

청와대에 입성한 후 허 비서실장의 모습을 보면 입은 무겁지만 행보는 적극적이고 빠르다. 청와대 비서실을 총괄하는 좌장으로서 매주 수석비서관 회의를 챙기고, 장·차관 인사를 논의하는 인사위원회도 꾸려 정부와 청와대 인선에도 깊이 관여하고 있다.

또 3선 의원을 지낸 정치인으로서 폭넓은 정치권 인맥을 통해 난항을 겪고 있는 정부조직법 처리를 측면 지원하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허 비서실장이 '그림자 실장'이 되겠다고 약속했지만 '친박 맏형'에 박근혜 정부의 주류인 성균관대, 미국 위스콘신대 출신인 그가 정부 초기 막강한 정치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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