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방판업체 갑작스런 한국 철수…소비자 피해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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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3-06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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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전운 기자 = 세계 최대 화장품 방판업체인 에이본프로덕츠(이하 에이본)가 한국 철수를 결정하면서 판매원들의 피해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원들이 보상을 요구하며 시위를 펼치고 있지만 해당 업체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자 외국계 방판업체에 대한 감독당국의 관리 소홀이 강하게 지적되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에이본는 글로벌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오는 31일부터 한국에서 전격 철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전세계 방문판매 시장을 주도한 에이본은 미국을 포함한 브라질 러시아 등에서 고전하면서 지난해 3분기 실적이 급락했다. 4분기 실적도 5000∼6000억 달러로 예상돼 추가 구조조정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에이본은 10년 전 방문판매를 통해 한국에 상륙했지만 최근 실적이 저조하자 다단계판매 방식을 통해 제품을 유통시켰다. 판매원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도 이 때문이다.

현행 방문판매법에서는 구입한지 3개월 된 제품까지만 청약철회가 가능하다. 하지만 에이본 판매원들은 판매 과정에서 상당수 제품을 사재기 형식으로 구입해 청약철회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원 이모씨는 "판매 활동을 하면서 수당을 더 많이 받기 위해 부득이하게 사재기 형식으로 구입한 제품이 3000만원에 이른다"며 "3개월 이내 구입제품은 청약철회가 가능하다 하더라도 2000만원에 가까운 제품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에 에이본 판매원들은 지난해 연말부터 회사 앞에서 피해보상을 요구하며 수차례에 걸쳐 시위를 벌이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에이본 측은 구입한지 1년 이내 제품까지 청약철회 할 것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피해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원 최모씨는 "수년간 화장품 판매원으로 활동해왔기 때문에 1년 이전의 제품도 많다"며 "특정 기간을 정해 청약을 철회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피해액이 수백억원에 이르는 피해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같이 사재기로 피해가 불보듯 뻔한데도 불구하고 관계당국은 '나 몰라라'하는 모습이다. 법에서는 사재기 등의 행위를 금지하고 있지만, 사실상 관계 당국은 이에 대한 감독과 제재를 가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재기 행위는 해당 기업의 자체적인 잘못이기 때문에 관계 당국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며 발뺌하고 있다.

관계당국 관계자는 "판매원들의 사재기 행위 자체까지 공정위가 일일이 관리·감독을 할 수 없다"며 "이는 해당 기업이 자체적으로 해결해야할 문제"라고 일축했다.

한편 6일 대검찰청은 불법 다단계·유사수신행위 등 서민들을 위협하는 서민생활 침해사범에 대해 집중 단속을 벌이기로 하고 전국 일선 검찰청에 근절 대책 지침을 하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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