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인 아이폰 생산에만 집중하는 애플과 달리 삼성은 시장 확대를 위해 프리미엄 제품부터 보급형 스마트폰까지 라인업을 다양하게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이 애플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아시아 등 이머징 마켓에서의 우위를 유지하는 한편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프리미엄 전략 강화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의 지난해 스마트폰 판매량은 2억1300만대로 애플(1억3580만대)보다 57% 가량 많았다. 그러나 매출은 삼성이 660억 달러로 애플의 860억 달러에 크게 못 미쳤다.
영업이익 규모는 격차가 더욱 심하다. 삼성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73억 달러로 552억 달러를 기록한 애플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스마트폰은 물론 일반 휴대폰과 TV, 반도체 등 전 사업부문의 영업이익을 합친 수치다. 삼성의 영업이익률은 14.45%였지만 애플은 무려 35.29%에 달한다.
양적인 측면에서는 삼성이 애플을 앞서고 있지만 질적인 측면에서는 현저히 뒤지고 있다는 얘기다.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직애널리스틱(SA)은 지난해 4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매출 점유율이 42.7%로 삼성(28.7%)보다 14%포인트 높았다고 발표했다.
새로 출시된 아이폰5가 2740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아이폰5 효과로만 규정하기는 어렵다. 같은 기간 삼성의 갤럭시S3는 1540만대가 팔려 경쟁 제품인 아이폰4S(1740만대)의 판매량에도 미치지 못했다. 가격이 비싼 프리미엄 제품군에서는 삼성의 경쟁력이 애플만 못하다는 반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할 수 있는 원동력은 다양한 라인업이다. 애플은 아이폰만 팔지만 삼성은 같은 갤럭시 브랜드라도 갤럭시S3와 갤럭시노트2 등으로 세분화해 판매하고 그보다 낮은 사양의 보급형 스마트폰 제품도 다양하게 출시하고 있다.
컨설팅 기업인 IHS 아이스플라스의 앤드류 러스웨일러 애널리스트는 “삼성의 기기들은 다양한 사양으로 다양한 시장에서 다양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며 “말 그대로 모든 부문에서 경쟁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삼성이 북미와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애플과 박빙의 승부를 벌이는 와중에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와 남미, 아프리카 등 이머징 마켓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된 배경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이 이머징 마켓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가운데 프리미엄 제품의 경쟁력을 더욱 끌어올린다면 애플을 완전히 따돌릴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오는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공개되는 갤럭시S4가 그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4가 출시되면 삼성이 매출 기준으로도 애플을 추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갤럭시S4는 올해 최소 8000만대 이상이 팔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에 희망을 건네는 분석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올해 삼성의 스마트폰 관련 매출이 980억 달러에 달해 애플(920억 달러)을 처음으로 넘어설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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