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맞춤형 암 진단·치료 시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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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3-14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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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권석림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윤태영 물리학과 교수와 허원도 생명과학과 교수가 개별적인 암 조직에 존재하는 발암 단백질의 특성을 하나의 분자 수준에서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암 환자에게서 얻어낸 소량의 발암 단백질만으로도 암이 발생하는 메카니즘 분석이 가능해져 앞으로 암 환자의 개인별 발암 기전을 분석해 맞춤형 암 진단 및 치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의학은 암 발생 원인이나 기전을 통계적으로 추측만 할뿐이다.

최근 미국 등 몇몇 선진국에서는 암 환자의 DNA를 분석하는 대규모 시퀀싱 기술까지는 적용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 암을 유발하는 단백질간의 상호작용을 개별 암 조직에 대해 규명하는 것은 의학계에서 오랜 난제로 남아있었다.

연구팀은 먼저 하나의 분자까지 관찰할 수 있는 형광현미경을 개발했다.

또 항원과 항체의 친화성을 이용해 특정 단백질을 검출해내는 기술인 ‘면역침강기법’을 토대로 자체적으로 개발한 현미경을 이용해 ‘실시간 단분자 면역침강기법’을 개발해냈다. 이를 통해 발암 단백질들이 다른 단백질과 상호작용하는 것을 실시간으로 단분자 수준에서 관찰하는데 성공했다.

개발한 기술을 검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통계적으로 30% 정도의 암에서 변이되는 것으로 알려진 Ras 발암 단백질에 대해서 조사했다.

실험 결과 쥐의 종양과 인간 암세포에서 각각 발현된 전체 Ras 단백질 중 30~50%가 활성화된 상태로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정상세포에는 5% 미만의 Ras 단백질이 활성화돼 있었다.

즉 Ras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활성화가 많이 일어나면 암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기존 연구결과에 따르면 암 세포에서는 활성화된 Ras 단백질의 비율이 증가하는 것은 예측했지만 구체적인 수치를 측정한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다.

연구팀은 개별 암 조직에서 다양한 발암 단백질의 활성화된 비율을 측정함으로써 각 환자의 암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밝혀낼 수 있는 단분자 수준의 새로운 진단 기법 가능성을 제시했다.

윤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별도의 단백질 발현이나 정제과정을 필요로 하지 않아 생체조직이나 실제 암세포에서 존재하는 단백질을 직접 관찰할 수 있다”며 “발암 단백질을 정확히 분석할 수 있어 향후 맞춤형 항암제 개발을 위한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 개의 분자 수준도 관찰 가능하기 때문에 증폭 기술이 존재하지 않는 소량의 암 환자 단백질 시료만으로도 다양한 검사를 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며 “임상실험을 통해 앞으로 수년 내 개인 맞춤형 암 진단 및 치료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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