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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미국PGA투어 피닉스오픈에서 캐디들이 갤러리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달리기 경주를 하고 있다. [SI]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18일 끝난 미국LPGA투어 RR 도넬리 파운더스컵에서 우승하지 못할 뻔했다. 3라운드에서 캐디 잘못으로 2벌타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그로인해 선두와 간격이 4타로 벌어졌으나 최종일 집중력을 보이며 새 ‘골프 여왕’이 됐다.
골프에서 캐디는 플레이어와 한 편이다. 그래서 캐디는 플레이어의 승인 없이도 △플레이어의 볼 찾기 △오래된 홀 자국 및 볼마크 수리 △루스 임페디먼트를 제거하는 일 △볼 위치를 마크하는 행위 △플레이어의 볼을 닦는 일 등을 할 수 있다.
그런 권한이 있는 반면 까딱 잘못해 규칙을 위반하면 그 페널티는 플레이어에게 돌아간다. 캐디가 잘못해 플레이어가 피해를 본 사례를 모았다.
◆‘아버지 캐디’ 잘못으로 우승 날려
2010년 9월 리베라CC에서 열린 현대건설 서울경제여자오픈 마지막 라운드에서 캐디 탓에 우승자가 뒤바뀐 일이 발생했다. 고교생 아마추어 장수연이 한 홀에서 칩샷을 할 때 캐디를 맡은 아버지가 골프백을 선수 바로 옆에 세워둔 것이다. 경기위원회에서는 그 행위가 플레이선을 지시한 것으로 보고 라운드 후 2벌타를 부과했다. 장수연은 그 벌타 때문에 연장전에 들어가야 했고, 프로 이정은에게 무릎을 꿇었다.
이번 파운더스컵에서 선전한 이지영은 미국 무대에 진출하기 전인 2005년 6월 레이크사이드여자오픈 첫날 5번홀(파4)에서 캐디가 잘못한 바람에 2벌타를 받았다. 당시 캐디를 보던 아버지가 이지영의 퍼트선에 손을 대 ‘퍼트선 접촉’을 한 것이다. 이지영의 그 홀 스코어는 파에서 더블보기로 변했고 그날 스코어도 71타가 됐다. 캐디 잘못으로 공동 4위를 할 것이 공동 11위로 추락했다.
◆움직이는 볼을 건드리다니
1946년 미국 오하이오주 캔터베리GC에서 열린 US오픈 3라운드에서 일어난 해프닝이다. 바이런 넬슨의 캐디가 한순간 중심을 잃고 넬슨의 볼을 차고 말았다. 넬슨에게 1벌타가 과해진 것은 물론이었다. 결국 4라운드 후 연장전이 치러졌고 넬슨은 3명이 나간 연장전에서 로이드 맨그럼에게 우승컵을 내주고 말았다. 이 사건은 골프역사상 가장 불명예스런 규칙위반 아홉 가지 중 하나로 꼽힐만큼 크나큰 교훈과 충격을 주었다.
2005년 미국PGA투어 NEC인비테이셔널 4라운드 13번홀에서 스튜어트 애플비도 캐디 잘못으로 2벌타를 받았다. 볼이 카트도로에 멈춰 구제받고 드롭한 뒤 볼이 구르고 있는데 캐디가 그 볼을 집어들었다. ‘규칙에 따라 허용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플레이어나 캐디는 볼 위치 또는 그 움직임에 영향을 미치는 어떠한 행동도 해서는 안된다’는 규정을 어긴 것이다. 애플비는 캐디 잘못으로 1억원을 날렸다.
2003년 미국PGA투어 액센추어 매치플레이챔피언십 3, 4위전 때의 일이다. 피터 로나드가 애덤 스콧에게 1홀차로 졌는데 로나드의 캐디가 ‘주인’의 패배를 자초한 장본인이었다. 당시 로나드는 8번홀까지 6홀차로 뒤지다가 나머지 10개홀에서 5홀을 따내면서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그러나 그의 캐디가 한 홀에서 볼을 밟아 1홀을 내준 끝에 석패하고 말았다. 3, 4위의 상금차이는 9만달러에 달했다.
◆그린에서는 ‘조심 또 조심’
2006년 8월 US아마추어선수권대회 8강전 때의 일이다. 리치 람세이(영국)의 캐디가 17번홀에서 퍼트라인을 터치하는 바람에 람세이는 그 홀의 패를 당했다. 람세이는 또 그 다음날 준결승전 때 해저드에서 연습스윙을 하다가 클럽헤드가 지면에 닿아 홀 패를 당했으나 스코틀랜드인으로는 1898년 이후 처음 대회 우승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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