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취임 이후 러시아 다음으로 아프리카 국가들을 방문해 이들 국가들과의 포괄적 협력관계를 구축·강화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자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에 뒤질새라 아프리카 나라 정상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정상회담 일정을 잡았다.
이렇게 아프리카가 미국과 중국의 외교전 무대로 떠오른 것은 아프리카를 둘러싸고 이 두 나라의 이해관계가 절묘하게 충돌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세계 경제 침체가 지속되고 있고 앞으로의 경제 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에서 아프리카는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는 새로운 시장인 동시에 안정적인 자원·에너지 공급처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중국으로서는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를 재편하고 자신들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이런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포괄적 협력관계 구축·강화가 꼭 필요하다.
이에 따라 지난 24일 탄자니아를 시작으로 오는 30일까지 아프리카 국가들을 방문할 예정인 시진핑 국가주석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을 국빈 방문해 26일 수도 프리토리아에서 제이콥 주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다음 △양국 관계 상호 평등과 신뢰, 호혜주의 바탕으로 제반 분야에서 심화 발전시킴 △2014년은 중국에서 ‘남아공의 해’로, 2015년은 남아공에서 ‘중국의 해’로 정하고 관련 행사 추진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공동 코뮈니케를 발표했다.
이에 앞서 시진핑 국가주석은 25일 탄자니아 경제중심 도시 다르에스살람에서 자카야 키크웨테 탄자니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다음 양국이 호혜적이고 윈-윈 협력을 하게 할 수 있는 포괄적인 파트너십을 건설하고 발전시킨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공동 코뮈니케를 발표했다.
또한 시 주석은 이날 중국이 건설한 줄리어스 니에레레 국제 컨벤션 센터에서 한 연설에서 “중국과 아프리카간의 교역이 지난해 약 2000억 달러에 달했다. 중국은 아프리카와의 관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앞으로 2년 동안 200억 달러의 차관을 아프리카 국가들에 제공할 것”이라 말했다.
이에 미국은 부랴부랴 아프리카에 다가가고 있다. 그 동안 미국은 국내와 중동 등에 주로 신경 쓰느라 사실상 아프리카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중국이 아프리카를 기반으로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를 노골화하는 것을 두고 보지만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8일 시에라리온, 세네갈, 말라위, 카보베르데 아프리카 4개국 정상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이 이들 정상과 아프리카 민주주의 강화와 무역·투자 확대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 말했다.
미국이 특정 지역의 여러 나라 정상들을 한꺼번에 백악관으로 초청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아프리카 국가들에 내놓은 것 이상의 선물 보따리를 내놓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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