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 이석준 2차관은 29일 “경기둔화와 균형재정 목표 등으로 12조원 수준의 세입부족이 예상된다”며 “추경은 12조원을 기본으로 하고 거기에 플러스 알파가 있다고 보면된다”고 밝혔다.
이 차관의 이같은 발언은 현재 한국경제가 처한 환경이 녹록치 않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대규모 세입감에 따른 지출감이 보완초치 돼야 하는데 이 부분이 쉽지 않다.
특히 정부가 재정지출 60%를 상반기에 조기 집행하겠다는 방침을 정하면서 하반기 예산이 바닥나는 ‘재정절벽’ 현상까지 고려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해 예산안 제출 이후 성장률 하락으로 약 6조원 세입감소 요인이 발생했지만 국회에서 감액 없이 정부안대로 예산안이 통과되면서 정부가 지출할 수 있는 세출이 부족해졌다.
실제로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말 내놨던 3.0%보다 낮은 2.3%로 하향 조정됐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월까지 세수실적이 전년대비 7조2000억원을 밑도는 악재도 겹쳤다.
세외수입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주식매각 수입을 이명박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계획에 따라 반영한 결과 6조원 수준이 부족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처럼 12조원 규모의 세입결손이 발생하면서 정부는 재정조기 집행에 따른 하반기 재정여력 부족과 맞물려 ‘한국형 재정절벽’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이 차관은 “장기 저성장 추세와 경기회복 기반이 미약한 상황에서 재정지출의 급격한 축소는 하반기 경기급락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며 “세입결손에 따른 지출축소 가능성이 상존함에도 보완조치가 조속히 이뤄지지 않는 경우 시장의 불확실성이 증폭될 우려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추경규모는 당초 예상했던 10조원보다 큰 규모로 집행될 전망이다. 우선 하반기 재정절벽을 막기 위해서는 12조원 세입결손 부분을 채워야 한다.
여기에 경기부양을 위한 조치로 추가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추가 예산은 국채발행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 차관은 “최소한 12조 세입을 보완조치 하지 않으면 하반기 경기회복에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이라며 “12조원을 제외한 나머지 추경에 대해서는 일자리와 서민 민생생활 안정을 큰 방향으로 잡고 세부적인 것은 부처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