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이혼공화국'…원인은 ‘부동산’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최근 중국 국무원이 내놓은 ‘국5조’ 등 부동산 억제책이 중국을 '이혼공화국'으로 전락시키고 있다.

당국이 강력한 부동산 억제책 로드맵이라고 할 수 있는 국5조를 발표하고 각 주요 성·시 정부에게 지난달 31일까지 구체적인 세칙을 제시할 것으로 요구하면서 각 주요도시의 이혼률이 급증했다고 광밍르바오(光明日報)가 3일 보도했다.

수도 베이징의 경우 지난달 6일 단 하루동안 당국에 접수된 이혼 신청량이 1000여건으로 평소의 두배에 육박했으며 같은 날 난징(南京)에서도 보통 때보다 배가 많은 294쌍이 이혼을 선택했다. 톈진(天津)시의 경우 지난달 4~8일 사이 전주보다 무려 470쌍이 증가한 1255쌍이 서류상으로 갈라섰다.

이같은 이혼률 급증은 개인이 5년이상 소유한 주택, 가정내 유일한 주택 거래에 한해 세금이 면제된다는 규정을 이용하려는 움직임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특히 국5조에 매매차익의 20%를 양도세로 징수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이를 피하려는 심리가 반영됐다는 것.

이에 따라 중국 각지 민정국 담당부처에는 이혼을 신청하러 온 부부들이 오히려 화기애애하게 웃고 떠들며 다정한 모습을 연출하는 등 그야말로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게다가 일반대중이나 누리꾼들이 이에 대해 “옳지는 않지만 충분히 이해할만 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올해 2월 부동산 투자를 이유로 이혼을 선택한 톈진의 한 부부는 중궈칭녠바오(中國靑年報)와의 인터뷰에서 "단 110위안(약 2만원)의 이혼수속비로 세금외에 수 십만 위안을 절약했다”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였다"고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이미 주택을 보유하고 있던 그들은 175만 위안(약 3억1600만원)의 기존주택을 구입하고자 이혼을 선택했다. 그들은 "부부인채로 집을 구입하면 집값의 60%인 100만 위안 이상을 초기 납임금으로 내야하고 부동산 대출금리도 10%에 달하지만 이혼 후 독신인 상태로 집을 구입하면 초기 납입금이 집값의 30%로 줄고 대출 우대금리도 적용을 받을 수 있다"며 "이렇게 차이가 큰 데 이혼하지 않을 수 있겠냐"고 한탄했다.

관련 전문가들은 “부동산 억제책과 헛점이 중국의 결혼관마저 뒤흔들고 있다” 면서 “억제책이 단순히 투자수요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총체적이고 종합적인 관점에서 추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위장이혼을 조장하는 부분에 대한 규정을 세분화하고 부동산 대출제도를 개선해 이혼을 통해서 그 어떤 이점도 얻지 못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된다는 것이다.

이외에 민정국 관련인사는 “위장이혼의 급증도 문제지만 위장이혼이 실제 이혼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며 “한쪽은 대출금을 떠안고 한쪽은 주택을 구입하는 상황이 연출되면서 상호신뢰가 깨지기도 한다”고 행복한 가정을 위해서라도 경솔한 행동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