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박근혜 정부가 ‘공직사회 기강 잡기’의 일환으로 ‘부처내 칸막이 없애기’를 강조하면서 국무총리실 산하 국무조정실은 ‘칸막이 행태 집중 점검’까지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면 해당부처 출입이 제한되는 등 불필요한 청사 관리 시스템에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4일 과천정부청사의 건물 출입구(총 5동)를 전수 조사한 결과, 해당부처 출입증이 없으면 출입이 불가능했다. 심지어 옛 기획재정부(현 고용노동부) 건물의 경우, 타부처 출입증이 있어도 방문증을 끊어와야 하는 번거로움까지 겪어야 했다.
한 공무원은 “현 정부가 강조한 부처간 칸막이를 없애려면 타부처 출입증부터 자유롭게 허용되야 되는거 아닌가”라며 “굳이 불편함을 감수해가면서 타부처를 들어가고 싶지는 않다”고 질타했다.
정부가 정식 발급한 출입증이 있음에도 관련 공무원의 안내를 받아야 출입할 수 있다는 것. 여기에 보안을 지키는 이들이 방문증을 끊어오라는 등 출입기준도 제각각이라는 지적이다.
반면, 세종정부청사의 경우 국무총리실(1동)을 제외하고는 4층 통로를 통해서 자유롭게 직원들이 드나들 수 있게 설계됐다.
정부부처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부처간 협업을 저해하는 칸막이 행태, 이기주의, 직무태만 등을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면서 “문제는 해당 부처 출입조차 안되고 있는 등 불필요한 현 체계부터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과천청사를 관리하는 안전행정부는 이같은 지적에 대해 보안설비 기능 강화에 따른 절차라고 해명했다.
안전행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정부중앙청사 방화사건 후 정부청사 출입보안과 경비체계가 강화됐다”며 “새 출입관리시스템에 따른 입주공무원과 민원인의 불편을 줄일 수 있게 전담지원반을 두는 등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10월 정부서울청사에서 출입증을 위조한 60대 남성이 청사 사무실에 불을 지르고 투신자살한 소동이 벌어졌다. 이에 정부는 서울 및 과천청사의 보안등급을 대폭 강화했으며 세종청사에는 수백억 원을 투입해 최첨단 보안시설을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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