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스타(미 조지아주)=김경수 기자 ksmk@]
“제가 무(無)에서 시작해 미국PGA 투어프로가 되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런만큼 이제 다른 사람을 위해 도움을 줘야 할 차례입니다. 저보다 사정이 못한 젊은이와 꿈나무, 그리고 불행을 당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은 그래서 시작한 것입니다.”
최경주(SK텔레콤·사진)는 기부를 많이 하는 프로골퍼다. 최경주재단을 통한 꿈나무 육성, 청소년 장학사업 및 사회 공헌, 전남 완도의 태풍과 미국 남동부의 토네이도 및 일본 쓰나미 피해자 돕기를 위한 성금 기탁 등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다. 그 자신도 지금까지 얼마만큼의 돈을 누구에게 기부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다.
9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에서 만난 최경주는 “불우하고 불행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며 “제가 그 입장에 있다고 했을 때 누군가가 도움의 손길을 뻗쳐준다면 큰 위로가 될 것이다. 처지를 바꿔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을 외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돈이 많아서 그런 것은 결코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같은 선행이 알려져 최경주는 2013마스터스 하루 전날인 10일 미국골프기자협회(GWAA)에서 수여하는 ‘찰리 바틀렛상’을 받는다. GWAA 초대회장의 이름을 딴 이 상은 매년 가장 많은 사회 봉사와 기여를 한 프로골퍼에게 준다. 게리 플레이어, 아놀드 파머, 잭 니클로스를 비롯해 타이거 우즈, 그레그 노먼, 어니 엘스, 로레나 오초아 등이 그동안 이 상을 받았다. 한국은 물론 아시아 선수가 이 상을 받는 것은 최경주가 처음이다.
최경주는 “아시아에서 첫 수상자가 나왔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후배들에게도 이 상이 본보기됐으면 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최경주는 시상식에서 7분동안 영어로 수상 소감을 말할 예정이다. 그가 공식석상에서 통역없이 영어로 연설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를 위해 2주동안 연습해왔다. 그는 “저의 ‘콩글리시’를 드러내는 순간이지만 그동안 제가 성장해온 과정을 가감없이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단을 통해 연간 15억원정도 쓰는 최경주는 청소년교육스포츠센터인 ‘드림 센터’을 5년안에 설립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그는 “기부·사회 공헌 활동은 죽는 날까지 계속될 것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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