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같은 날 "서울을 비롯해 남조선에 있는 모든 외국기관들과 기업들, 관광객을 포함한 외국인들은 신변안전을 위해 사전에 대피 및 소개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며 위협을 이어갔다.
북한의 도발에 무뎌진 국민들이라는 평가를 받던 시민들도 서서히 불안해하고 있다.
갓 3살 된 아들이 있는 전업주부인 김모(40)씨는 처음에"설마 전쟁이야 나겠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나는 괜찮은데 우리 아들이 걱정이다"면서 "어디로 피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조바심을 냈다.
전쟁을 겪은 세대들은 더 할 것이다. 현업에서 은퇴한 주모(72)씨는 "물과 라면을 사둬 만일의 사태에 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생필품 매장도 때 아닌 호황에 매출이 늘었다.
북한의 도발에 익숙한 국민들도, 한반도를 바라보는 다른 시선의 외국인도 흔들리고 있다.
말 그대로 한반도는 술렁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와 미국은 북한의 이런 도발에 동요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트릭 벤트렐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현지시간으로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한국에 거주하거나 방문할 계획이 있는 미국 시민에게 당장 보안상 특별히 주의할 것을 권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벤트렐 부대변인은 북한의 '외국인 대피' 위협에 대해 "이는 불필요하고 도발적으로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이번 성명은 긴장만 고조시키는 도움이 되지 않는 수사"라며 "이런 종류의 언사는 북한을 국제사회로부터 더욱 고립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북한의 이번 발표 의도에 대해 "지역 내 긴장을 높이려는 것이다. 수년간 북한 문제를 다뤘던 사람들에게는 아주 익숙한 행동 패턴이다"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도 미국의 반응과 별반 다르지 않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9일 브리핑을 통해 "우리 국민은 물론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도 우리 군과 대한민국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크기 때문에 일절 동요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통일부 김형석 대변인도 10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외국인 도피 성명은) 불안감을 조성하는 심리적 측면이 크기 때문에 과도한 집중을 하거나 과도한 불안감 가질 필요 없다"면서 "정부가 국민의 걱정에 한 치의 우려 없도록 대응하고 있으니 정부를 믿고 일상생활에 전념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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