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스타(미 조지아주)=김경수 기자} 타이거 우즈(미국·사진)가 제77회 마스터스골프토너먼트 2라운드에서 불운으로 최소 1타를 잃었다.
우즈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파72)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14번홀까지 중간합계 5언더파로 선두권이었다.
15번홀(파5·길이 530야드)은 18개 홀 가운데 가장 쉬운 홀이다. 톱랭커들은 버디를 꼭 잡아야하는 곳이다.
2온을 노려 힘이 들어갔는지 우즈의 티샷은 러프로 날아갔고 그는 레이업으로 볼을 페어웨이로 꺼냈다. 세 번째 샷으로 버디를 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우즈는 60도 웨지를 꺼냈다. 볼은 기막히게 맞아 홀을 향해 날아갔다.
그런데 웬일인가. 볼이 깃대 하단부를 정통으로 맞더니 앞으로 굴러 그린앞 워터해저드에 빠져버렸다. 볼이 깃대를 맞히는 순간 함성을 내지르던 갤러리들은 볼이 물로 들어가자 아쉬운 탄성을 뱉고 말았다. 누구보다 실망한 것은 우즈 자신이었다.
우즈는 경기 후 “14번홀까지 상승세였고 15번홀 서드샷은 정말 잘 친 것이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우즈는 다른 선수들이 버디를 잡는 그 홀에서 보기를 하며 상승세가 꺾이고 말았다. 우즈는 18번홀(파4)에서도 3퍼트로 보기를 한 후 시무룩한 표정으로 스코어링 텐트로 들어갔다.
그는 이날 1언더파, 2라운드 합계 3언더파 141타로 최경주(SK텔레콤) 등과 함께 공동 7위다. 선두 제이슨 데이(호주)와는 3타차다.
우즈가 첫날 70타를 치자 그가 우승했던 1997년과 2001년, 2002년 대회 때의 첫날 스코어와 같다며 ‘좋은 징조’로 해석됐다. 그러나 이날 잘 맞은 볼이 깃대를 맞고 물속으로 들어간 것은 그 조짐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날의 ‘불운’이 최종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일이다.
오거스타 출신인 찰스 하웰 3세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그는 당시 그 불운으로 우즈에게 우승을 내줬다.
2005년 1월 미국PGA투어 뷰익인비테이셔널 4라운드 18번홀(파5)에서 일어난 일이다. 하웰 3세가 홀까지 100야드를 남기고 친 54도 웨지 서드샷이 기막히게 맞았다.
똑바로 날아가던 볼은 깃대 아랫부분과 홀을 동시에 맞은 뒤 퉁겨 그린 뒤에 있는 물로 들어가버렸다. 완벽에 가까운 샷이 워터해저드行이 돼버린 황당한 일이 발생한 것이다. 그 홀에서 보기를 한 하웰 3세는 우즈에게 3타 뒤져 2위를 차지했다.그 샷이 홀로 들어갔더라면 연장전도 가능한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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