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가 규칙위반을 하고도 실격 대신 벌타만 받았다. 우즈가 2라운드 때 문제의 15번홀에서 드롭하고 있다. |
[오거스타(미 조지아주)=김경수 기자]
‘타이거 매니아’ ‘타이거 슬램’에 이어 ‘타이거 룰’이란 말이 나오나.
남자골프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2013마스터스가 챔피언을 가리기도 전에 골프규칙 논란에 휩싸였다. 그것도 세계랭킹 1위 타이거 우즈(미국)가 관련된 것이어서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듯하다.
이 대회 다섯 번째 우승을 노리는 우즈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14번홀까지 중간합계 5언더파로 공동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15번홀(파5·길이530야드)은 18개홀 가운데 스코어가 가장 좋은 ‘이지 홀’이다. 그린앞에 워터해저드가 있으나 장타자들은 2온을 해 버디나 이글을 노리는 곳이다.
우즈는 홀까지 87야드를 남긴 지점에서 웨지로 세 번째 샷을 했다. 홀을 향해 곧바로 날아가던 볼은 깃대 하단부를 맞고 바운스돼 그린앞 연못에 빠져버렸다.
1벌타를 받은 우즈는 조금전 쳤던 곳에 드롭하는 옵션을 택했다. 그는 다섯 번째 샷을 홀 근처에 갖다놓은 후 1퍼트로 홀아웃했다. 이 홀 스코어는 ‘6’(보기), 이날 스코어는 ‘71’(1언더파)로 적은 스코어카드를 내고 우즈는 코스를 떠났다.
사단은 그 다음에 일어났다. 한 시청자가 경기위원회에 ‘우즈의 드롭장소가 틀렸다’고 제보한 것이다. 경기위원회는 조사끝에 우즈가 제 장소보다 2야드 뒤에서 드롭했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우즈도 그것을 인정했다. 우즈가 오소(誤所) 플레이를 한 것이다. 이 경우 2벌타가 따른다.
문제는 우즈가 2벌타를 감안하지 않은 스코어카드를 냈다는 데 있다. 한 홀의 실제 스코어(8타)보다 적은 스코어(6타)를 적어냈으므로 실격감이다. 그러나 경기위원회는 ‘위원회는 조치가 정당하다고 판단할 경우 경기실격의 벌을 면제하거나 수정하거나 부과할 수 있다’는 규칙(33조7항)을 들어 우즈에게 2벌타만 부과하고 3라운드에서 플레이하도록 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동료 프로나 언론, 일반인들 사이에서 ‘우즈니까 봐준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다른 선수들 같았으면 실격 판정을 내릴 사안인데도 모호한 규정을 들어 우즈를 살린 것이라는 주장이다. 데이비드 듀발은 “우즈는 기권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고 스튜어트 애플비는 “미PGA가 ‘타이거 룰’이라는 새 규정을 만든 것 같다. 그것은 선수가 잘 모르고 규칙을 위반해도 벌타만 받고 실격되지 않는 것이다.”라고 비꼬았다. 한 칼럼니스트는 “타이거는 더 큰 전설을 만들 기회를 놓쳤다. 그가 우승한다면 마스터스 기록집에 별표를 달아야 한다.”고 트위터에 올렸다.
당사자인 우즈는 “드롭할 당시에는 잘못이 없는 것으로 생각했다. 규칙을 위반한 것을 몰랐다. 그러나 위원회가 부과한 2벌타를 감수한다.”고 말했다.
우즈는 논란속에서 공동 19위(합계 1언더파 141타)로 3라운드를 시작했고 셋쨋날 2타를 줄여 공동 7위로 뛰어올랐다. 우즈가 우승을 하든, 하지 못하든 뒷말이 무성할 것같다. 우즈는 올해초 유러피언투어 아부다비 HSBC챔피언십에서도 드롭잘못으로 2벌타를 받은 끝에 커트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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