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원저우 부동산투기단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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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4-1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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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저우, 70개 주요도시 중 유일하게 집값 하락세 보여<br/>빚 못갚아 야반도주, 자살 시도하기도

중국 저장성 원저우 한 신축 아파트단지 전경. [항저우=신화사]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탁월한 상업적 수완으로 ‘중국의 유대인’이라 불리던 중국 원저우(溫州) 상인들이 중국 당국의 부동산 규제 강화에 따른 부동산 시장 침체로 몰락하고 있다.

원저우 상인들은 특히 중국 개혁개방에 힘입어 장사를 통해 축적한 돈으로 민간 사채시장을 형성한 뒤 부동산 투자에 나서며 떼돈을 벌었다. 이들이 무리를 지어 전국 각지의 부동산 투자에 나서며 중국내 원저우 '차오팡퇀(炒房團·부동산투기단)’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을 정도다.

그러나 최근 중국 당국의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책으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 양상을 보이면서 이들은 보유한 부동산을 헐값에 내놓아도 빌린 돈을 갚지 못해 몰래 야반도주하거나 투신자살하고 있다고 중궈징지왕(中國經濟網)이 18일 보도했다.

무엇보다 원저우 집값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3월 중국 70개 주요도시 중 원저우 집값만 유일하게 떨어졌다. 현재 원저우 집값 하락폭은 올해 들어 전국 최대 수준이다. 한때 원저우 최고가 아파트로 불렸던 뤼청(綠城)플라자의 경우 지난 2010년 가격이 ㎡당 10만 위안에 달했으나 현재 4만5000~5만 위안으로 반토막이 났다.

원저우에서 건축기업 사장 마(馬)씨는 과거 부동산에 대거 투자했다가 현재 빚을 갚을 능력이 안돼 낭패를 본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2009년 중국 부동산 경기 호황 시절 마씨는 1600만 위안(약 28억원)을 빌려 주택을 대거 매입했으나 현재 집값이 바닥을 치면서 보유한 주택을 다 팔아도 빚을 갚지 못하는 처지로 전락했다.

마씨는 “2009년 당시 ㎡당 4만6000위안에 구매했던 주택이 지난 2011년엔 9만 위안까지 올랐지만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해 팔지 않은게 화근”이라며 “이후 집값이 줄곧 떨어지더니 지금은 매입가보다도 못한 3만8000~4만2000위안까지 떨어져 골칫덩어리로 전락했다”고 토로했다. 마씨는 “최근 원저우에 사금융 위기까지 터지면서 빚쟁이들이 이자뿐만 아니라 원금 상환까지 독촉한다”며 “혹시나 잠수를 탈까봐 빚쟁이들이 매일 새벽까지 전화를 하며 감시하고 있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또 다른 원저우 상인도 “베이징·상하이 등지에서 집 127채를 매입한 한 친구는 현재 잠수를 탄 상태”라며 "고층빌딩서 투신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원저우 팡싱(方興) 담보대출업체 팡페이린(方培林) 회장은 “원저우 부동산투기단은 전멸했다”고 말했다. 원저우 중소기업발전촉진회 저우더원(周德文) 회장은 “최근 원저우 상인들이 상하이 부동산을 매입한다는 등의 소문은 부동산개발상들의 허위광고일 뿐이며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저우 회장은 “대다수 원저우 상인들이 보유한 부동산을 처리하고 현재 본업으로 속속 회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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