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동산경기 불황과 금융 긴축정책으로 자금 융통이 원활치 못한 부동산개발상이 자금모집을 위해 홍콩 우회상장을 꾀하고 있는 것. 뤼디집단의 이번 인수 건은 이미 지난해 이후 대형 부동산 업체인 자오상(招商), 바오리(保利), 완커(萬科), 진츠(金池)가 작년에 홍콩 증시 우회 상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최근에는 완다(萬達)가 헝리(恒力)상업부동산 인수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뤼디그룹은 홍콩시장에서 해외채권발행을 통해 자금조달에 나설 예정이다. 상하이·선전 증시는 중국 당국의 직접적인 규제 하에 놓여있어 부동산업체들의 신규상장은 물론 우회상장이 까다로운 형편이다. 반면 홍콩증시는 규제가 느슨한 편이며 위안화 채권 발행을 통한 해외자금 조달도 유리하다. 특히 국유기업인 뤼디그룹은 국가가 지분 51%를, 우리사주가 4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사주 지분이 많기 때문에도 직접 상장이 여의치 않다.
뤼디그룹이 인수할 예정인 성가오즈디는 주택개발과 호텔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지난해 기준으로 총자산 230억 위안, 총부채 187억 위안을 보유하고 있다. 인수는 대주주 지분 인수후 신주발행 방식으로 시간을 두고 진행된다. 뤼디그룹은 인수 후 성가오즈디의 일부 주택사업과 부채를 그룹내 자회사로 이전시킨 뒤 뤼디그룹내 우량자산인 호텔업과 해외자산을 편입시킨다는 계획이다.
편입대상인 해외자산 대상으로는 제주도 자산과 호주 시드니와 멜버른의 자산이 꼽힌다. 뤼디그룹은 제주도에는 9억 달러를 투자해 의료 및 요양 단지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10월 기공했다. 또한 뤼디그룹은 60개의 호텔을 소유하고 있다. 호텔 부분의 총자산만 200억 위안이 넘으며 2015년까지 보유호텔 수를 100곳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창업주인 왕웨이셴(王伟贤) 가족이 6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성가오즈디는 지난해 전년대비 69% 하락한 매출액 17억위안을 기록해 9억 위안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올해 우량자산들을 매각하며 기업 살리기에 안간힘을 써왔지만 부동산시장의 불황으로 인해 매각을 면치 못하게 된 셈이다.
한편 현재 중국 상하이와 선전 A주 증시 기업공개(IPO)는 잠정 중단된 상태로 언제 다시 가동될지 확실하지 않다. 게다가 IPO가 재개되더라도 부동산 개발업체에게 기회가 돌아갈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분석돼 자금난에 허덕이는 부동산개발업체들이 더욱더 홍콩증시 우회상장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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