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개인컴퓨터(PC) 제조업체인 레노버의 양위안칭(楊元慶) 회장이 24일 베이징에서 열린 신년 총회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며 삼성 갤럭시와 애플 아이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고 중국 디이차이징르바오(第一財經日報)가 25일 보도했다.
이날 양 회장은 그동안 전통 PC 제조업체로서 쌓아온 경쟁력을 바탕으로 향후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시장을 공략해 전략사업 전환을 시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앞으로는 전통 PC 제조업체의 무겁고 올드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젊고 스타일리시한 가볍운 이미지로 전환한다고도 강조했다. 실제로 이날 양 회장은 “여러분은 전통과 유행 중 무엇을 더 좋아합니까?”는 첫 마디로 연설을 시작하기도 했다.
향후 업계 인수합병(M&A)을 추진한다는 뜻도 내비쳤다. 올해초부터 시장에는 레노버가 '블랙베리 폰'으로 잘 알려진 캐나다 스마트폰 기업 리서치인모션(림)을 인수한다는 등 각종 M&A설이 떠돌았다. 양 회장은 “근래 들어 레노버의 각종 M&A설이 매체를 통해 퍼졌다”며 “만약 실제로 하지 않는다면 왠지 좀 미안한 기분이 든다”고 향후 M&A 추진 의사를 간접적으로 전했다. 그는 다만 조만간 있을 M&A 계획에 대해서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레노버는 지난해 4분기 경기불황 속에서도 전년 동기 대비 11.8% 증가한 매출액 93억6000만 달러를 실현하며 HP를 꺾고 전 세계 PC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현재 전 세계 PC 업계가 사양산업으로 접어들면서 레노버가 스마트폰·태블릿 PC 등 사업 공략에 나선 것으로 해석됐다. 레노버는 지난 2010년초 첫 스마트폰 모델인 러(樂)폰을 출시하는 등 3년 전부터 스마트폰 사업에서 두각을 드러내왔다. 지난해 레노버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보다 다섯배 증가하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판매량 기준 삼성·애플·화웨이·중싱(ZTE)에 이어 5위를 차지했다.
레노버 전체 사업에서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 2011년 5%에서 지난해 10%로 뛰었다. 시장연구기관 가트너는 지난해 11월 보고서를 통해 레노버가 올해 중국 1위 스마트폰 제조기업이 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레노버의 스마트폰 태블릿 PC 사업 전망을 밝게 점치고 있다.
중국 통신전문가 샹리강(項立剛)은 “혁신·출하량·가격대비성능 면에서 중국 휴대폰기업은 이미 애플·삼성과 비교해 뒤떨어지지 않는다”며 “문제는 바로 브랜드 파워”라고 지적했다. 그는 레노버가 사업 전략 중심점을 PC에서 스마트폰으로 전환한 것은 향후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인터넷 전문가 리이(李易)도 “과거 IBM을 성공적으로 인수한 경험이 있는 레노버가 스마트폰 사업을 성장시키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바로 M&A”라며 “림 인수가 어렵다면 노키아를 인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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