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반격 나선 재계 “포퓰리즘 규제법안, 우리경제 성장동력 약화시킬 것”

(왼쪽부터)김무한 한국무역협회 전무, 송재희 중기중앙회 부회장, 김영배 경총 부회장,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사진제공=경총]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재계가 정년연장 의무화, 대체휴일제, 일감몰아주기 관련 규제 등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한 규제 법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대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최근 정년연장 의무화 법안이 국회 환경노동위 법안소위를 통과하면서 향후 다른 규제 법안들 처리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재계의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이승철, 중소기업중앙회 송재희 부회장과 한국무역협회 김무한 전무 등 경제5단체 부회장단은 26일 오전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최근 경제·노동 현안 관련 규제 입법 등에 대한 경제계 입장’을 발표했다.

이동응 경총 전무는 “재계는 경제민주화에 취지에 적극 공감하고 창조경제를 통한 투자확대와 고용확대 방안을 고민해 왔다”며 “그러나 최근 국회에서 동반성장 자체를 어렵게 만들고, 경제를 위축시키는 방향으로 법안이 논의되고 통과되고 있어 이에 대한 심각성에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이날 긴급 회동 배경을 설명했다.

재계는 이날 발표문을 통해 △정년연장 의무화 △대체휴일제 △공정거래 관련 법안 △고정상여금 통상임금 포함 등을 언급하며 이 같은 법안이 통과될 경우 경제성장 동력에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계는 발표문에서 “최근 사회 전반에 확산되는 반기업 정서와 시장 경제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키는 각종 경제·노동 관련 규제 입법은 기업의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킴으로써 우리 경제의 앞날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며 “신규채용을 어렵게 하는 정년연장 의무화, 국제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공휴일 법률화, 천문학적 고용비용 증가와 노사갈등을 유발하는 통상임금 산정 문제, 형평성 시비를 야기하는 엄마가산점제, 막대한 보험재정 지출을 초래하는 통근재해 도입 등은 단순히 포퓰리즘을 넘어 우리 경제 전반의 성장 동력을 근본적으로 약화시킬 뿐만 아니라 사회통합을 저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우선 일감몰아주기 관련 법안이 포함된 공정거래 관련 법안에 대해 “최근 일부 법안에서 정상적인 기업활동마저 위축시키는 내용이 논의되고 있어 자칫 기업의 투자나 일자리 창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대기업 일감몰아주기와 관련한 과세 및 처벌 등에 대한 재계의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재계는 이어 공기업과 민간기업의 근로자 정년 60세를 법으로 의무화 하는 이른바 ‘정년연장법’에 대해 “연공급 임금체계에서 정년연장의 의무화 도입은 장년층의 고용부담을 더욱 가중시켜 청년층 채용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지속가능한 기업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세대간 일자리 상생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60세 정년 규정과 동시에 임금피크제 등 임금조정이 반드시 적용될 수 있도록 후속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계는 또 “사회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우리 경제 현실과 기업 여건을 고려치 않은 과잉입법을 철회해야 한다”며 대체휴일법, 유해화학물질관리법, 엄마가산점제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공휴일 법률화는 주휴일과 일요일의 충돌로 인건비 부담을 높이고, 대체휴일제 도입을 통한 휴일 확대는 임시직·자영업자 등 취약계층과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가중시켜 사회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며 “미혼 여성, 미출산 여성, 남성에 대한 차별을 야기하며, 퇴직의 자발성 여부가 불분명한 엄마가산점제 역시 노동시장의 혼란만을 부추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계는 고정상여금의 통상임금 포함에 대해 “이 경우 우리 기업이 일시에 부담해야 할 비용은 최소 38조 5천억원에 달할 것”이라며 “특히 통상임금 산정범위 확대는 일자리 창출 여력과 근로자간 양극화도 악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