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는 29일 일본 투자자들이 국외 자산을 대거 팔고 자국에 송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은행(BOJ)가 이달 일본 국채매입을 확대하면서 투자자들도 해외 채권시장 보단 자국시장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1~2월 총 5조114억엔(약 56조 3800억원)이 자국으로 순유입됐다. 지난달에도 잠정 집계 결과 2조3507억엔이 자국에 되돌아왔다. 일본 투자자들의 국외 금융투자가 3개월 연속 순유입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02년 4월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일본 투자자들은 초저금리를 바탕으로 엔캐리 트레이드(국가 금리차 투자)에 나서 해외 채권·주식에 막대한 투자를 했다. 지난해에만 연간 14조6968억엔(약 165조3400억원)의 자금이 국외로 빠져나갔다. 그러나 정부가 대대적인 경기부양에 나서면서 상황은 역전된 것이다. 올해 들어 10조엔 가량이 순유입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BOJ가 시중에 자금을 2배 이상 풀기로 약속하면서 증시는 최고조로 올랐다. 이달에만 닛케이지수는 12% 상승했다. 일본 증시와 환율이 크게개선되면서 고수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이를 노린 것이다. FT는 미국과 유로존 채권시장의 수익률이 최저수준을 맴도는 점도 일본인의 자국 투자를 부추겼다고 분석했다. RBS증권은 투자의 초점이 주식과 부동산에 몰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일본 국채의 경우 아직 수익률이 낮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관심 포인트라고 불리긴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국외의 일본 자금이 돌아오면서 엔저 가동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아베노믹스의 무제한 돈풀기 정책으로 엔화 가치는 급락, 달러당 100엔 시대를 앞두고 있다. 이에 엔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핫머니가 신흥시장에 유입될 것이라고 신흥국들은 우려했다. 그러나 당장 일본 자금이 자국으로 밀려들면서 엔·환율 상승에 제동을 걸고 있다. JP모건은 엔화 가치가 계속 하락세를 이어갈지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전했다. 일본 펀드매니저들도 달러당 100엔이 심리적 저항선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즈호은행은 일보 보험회사들이 국외 채권을 환 헤지없이 사지 않을 것이며 엔화 가치 하락의 범위를 제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