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이날 발표한 공동주택 공시가에 따르면 서울·수도권(서울 -6.8%)은 전년 대비 6.3% 떨어진 반면 지방은 1.3% 올랐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지난해 아파트 매매시장 침체를 반영한 듯 예년보다 하락폭이 컸다. 특히 서울 강남구(-11.6%)와 강동구(-10.7%) 등 강남권은 공시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이에 따라 이들 지역의 부동산 보유세도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천지법무법인 이동헌 세무사는 "서울·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 침체가 계속되면서 공시가격도 하락세를 보였다"며 "정확한 보유세 규모는 개별 공시지가가 발표돼야 알겠지만 세금부담이 한층 덜해질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대표 재건축단지인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79㎡형은 공시가격이 지난해 6억3100만원에서 5억1600만원으로 1억1500만원 하락했다. 따라서 재산세 등 보유세 부담도 그만큼 줄 것으로 보인다.
이동헌 세무사에 따르면 이 아파트 재산세(1년 기준)는 같은 기간 88만4400원에서 60만8400원으로 31.2%나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지방교육세(재산세액×20%)와 도시계획세(재산세액×0.14%)를 더한 보유세는 같은 기간 159만1320원에서 116만3520원으로 26.9% 줄어든다.
서초구 반포동 현대아파트 전용 84.69㎡형은 공시가격이 지난해 4억6400만원에서 올해 4억3200만원으로 내렸다. 따라서 같은 기간 재산세는 48만3600원에서 40만6800원으로 15.9% 덜 내게 됐다.
서울과 함께 하락폭이 컸던 인천(-6.7%)도 세금부담이 크게 줄었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 더샵퍼스트월드 전용 101.75㎡형은 재산세가 지난해 21만7200원에서 올해 15만9600원으로, 5만7600원(25.6%)을 아끼게 됐다. 이 아파트 공시가격은 같은 기간 3억5300만원에서 3억2900만원으로 하락했다.
공시가격 하락폭이 두드러졌던 9억원 이상 고가 공동주택도 보유세 부담만큼은 크게 덜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124.22㎡형은 공시가격이 지난해 10억4800만원에서 올해 9억4000만원으로 1억원 넘게 떨어졌다. 이에 따라 재산세도 188만5200원에서 153만9600원(-18.3%)으로 낮아졌다.
용산구 이촌동 빌라맨션(전용 229.75㎡)은 공시가격이 지난해 10억4800만원에서 올해는 7억8500만원으로 25.1% 하락했다. 하지만 재산세 부담은 188만5200원에서 125만4000원으로 33.5%나 줄게 됐다. 9억원 이하 주택이 되면서 종합부동산세를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반면 공시가격이 오른 지역의 공동주택 소유자는 보유세를 지난해보다 더 많이 내야 한다. 다만 서울·수도권에 비해 공시가격 자체가 높지 않아 보유세 부담도 그리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대비 8.9% 올라 가장 큰 상승폭을 보인 세종시는 보유세도 훌쩍 오르게 됐다. 세종시 부강동 대신하나로 전용 59.86㎡형의 경우 공시가격이 4500만원으로 1년 새 700만원 올랐다. 2만2800원 수준이던 재산세도 2만7000원으로 18.4% 늘었다.
같은 지역 한화엘엔씨 사원아파트(전용 66㎡) 재산세는 지난해 3만1200원에서 올해 4만4400원으로 42.3% 오르게 됐다. 이 단지의 공시가격은 지난해보다 600만원 오른 7400만원이다.
평균 공시가격이 6.5% 오른 울산에서는 동구 전하동 삼전아이필하모니 전용 84.53㎡형이 공시가격 1억5600만원에서 1억6600만원, 재산세는 5만4000원에서 6만9000원으로 각각 6.41%, 27.8% 오르게 됐다.
한편 올해로 8년째 공동주택 공시가격 1위를 차지한 서울 서초구 서초동 트라움하우스 5차(전용 273㎡)의 공시가격은 54억4000만원으로 지난해(52억4000만원)보다 2억원 올랐다. 이에 따라 재산세는 같은 기간 1194만6000원에서 1242만6000원으로 48만원(4.02%)을 더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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