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박기춘 원내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정책회의에서 "이번 추경은 15조8000억원의 적자국채를 발행하는 '빚더미 추경'"이라며 "재정건전성 관련 대책이 야당 요구대로 제출되지 않는 한 추경은 간단히 처리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박 원내대표는 "국회 통과를 기다리는 경제민주화 법안이 산적해 있다"면서 "유해화학물질관리법, 대체휴일제법 등 법안이 여야 합의정신에 따라 처리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최재성 의원도 "여당이 재정건전성 방안을 내놔야 한다"며 4월 임시국회 내 처리 불가 방침을 밝혔다.
예결위 예산안조정소위의 민주당 의원들은 정부에 재정건전성 대책을 요구하며 이날 소위 회의에 불참했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나성린 정책위의장 대행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소득세 과표구간 조정과 대기업 최저한세 상향 등 가시적 조치를 취하라는 민주당의 주장은 억지"라며 "증세문제는 기획재정위 조세개혁소위나 국회 예산재정개혁특위에서 심도있게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 의장 대행은 기자회견 뒤 기자들에게 "기획재정위 조세소위 차원에서 '당장 세수 증세방안은 없고 내년부터 세수를 늘릴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의견서를 예결위에 보냈는데도 야당이 억지를 부린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여야가 이처럼 대립하고 있지만 여야 모두 추경의 시급성에 대한 공감대는 인식하고 있다.
이 때문에 4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인 7일 처리되거나 혹은 추경안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임시국회가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토요일인 4일 민주당 전당대회가 있어 일요일 하루 종일 예결위를 가동해도 6일 본회의 처리는 물리적으로 어려운 상태다.
새누리당 소속 장윤석 예결위원장은 "5~6일 이틀간 집중적인 심사가 이뤄진다면 4월 임시국회 회기 마지막 날인 7일 본회의를 열어 처리할 수는 있겠다"면서 "하지만 그것 역시 야당의 협조가 없이는 어려운 시나리오"라고 설명했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이날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명의의 성명을 통해 "이번 추경안이 당초 합의된 일정인 3일까지 통과될 수 있도록 여야가 지혜를 모아주기를 간곡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현 부총리는 "여야 합의에 따라 마련된 추경안 처리 일정이 하루밖에 남지 않은 시점임에도 국회 심의가 지연되고 있다"면서 "조속한 시일 내에 추경안을 통과시키는 것이 너무나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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