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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C소그래스 스타디움코스 17번홀 주변. 가운데 3층으로 된 흰색 가건물 앞에 티잉그라운드가 있다.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총상금 950만달러(약 104억원)에 우승상금은 171만달러(약 18억7000만원).
미국PGA투어 대회가운데 상금이 가장 많은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이 9일밤(한국시간) 열린다. 상금 규모나 출전선수의 면면, 선수들의 우승에 대한 열망 등에서 메이저대회에 버금간다고 하여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린다.
골퍼들은 누가 우승컵의 주인공이 되느냐에도 관심을 두지만 1977년 이후 줄곧 이 대회를 열어온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 TPC소그래스 스타디움코스(파72·길이7215야드)에 더 주목한다. 그 곳에는 유명한 17번홀이 있기 때문이다.
◆‘아일랜드 그린’ 17번홀 희생양은?
17번홀(파3)은 물로 둘러싸여 있는 아일랜드 그린을 갖고 있다. 넓이가 363㎡(약 110평)인 이 그린은 위에서 보면 사과 모양으로 물위에 떠있는 듯하다. 티잉그라운드에서 그린 앞까지는 120야드, 뒤까지는 145야드이고 핀은 약 137야드 지점에 꽂힌다. 길이가 짧다고 하여 낮잡아봐서는 큰코다친다. 바람이 수시로 부는데다 조금이라도 빗맞으면 볼은 그린앞 벙커나 워터해저드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수많은 갤러리들의 시선도 선수들에겐 부담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세계에서 가장 도전적인 파3홀로 평가된다.
1990년 3라운드 때 로버트 가메즈는 이 홀에서 볼을 네 번 연못에 빠뜨린 끝에 8오버파 11타를 쳤다. 가메즈는 15년후에야 그 불명예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2005년 3라운드 때 봅 트웨이가 역시 볼을 네 번이나 물에 넣은끝에 9오버파 12타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트웨이는 2003년 이후 이 홀에서 볼을 가장 많이(9개) 빠뜨린 선수로 남아있다.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동안 이 홀에서 물에 빠진 볼은 481개다. 매년 평균 48개로 이 홀 전체 샷 중 11%에 해당한다.
그런가 하면 폴 에이징거는 1987년 대회 때 이 홀에서 나흘 내내 버디를 잡았다. 이 대회 36년 역사상 그가 유일하다. 또 프레드 커플스는 1999년 대회 때 첫 티샷을 물에 빠뜨려 1벌타후 친 9번아이언샷을 홀속에 넣었다.‘홀 인 스리’로 스코어는 파다.
<10년간 17번홀에서 물에 빠진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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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 볼수 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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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29 7
2004 30 7
2005 68 15
2006 57 13
2007 93 21
2008 64 15
2009 32 7
2010 29 7
2011 40 9
2012 3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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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48.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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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명 전원이 우승 후보
이 대회는 미PGA투어 가운데 출전선수들의 면면이 화려하기로 정평났다. 4개 메이저대회가 아마추어나 지역예선 통과선수, 티칭 프로들을 출전시키는 것과 달리 이 대회에는 세계 톱랭커 144명만 출전할 수 있다.
올해도 세계랭킹 30위내 선수들이 다 출전한다. 랭킹 톱40중에서는 두 명만 부상으로 빠졌다. 랭킹 1∼2위인 타이거 우즈(미국)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비롯 마스터스 챔피언 애덤 스콧(호주), 지난해 챔피언 매트 쿠차(미국) 등이 우승을 노린다.
이 대회는 창설이래 단 한 차례도 연속 우승을 차지한 선수가 없다. 그만큼 해마다 변수가 많다는 얘기다. 우즈조차도 한 차례(2001년) 정상에 올랐을만큼 우승향방을 점치기 어렵다. 출전선수 144명 전원이 우승후보라고 말하는 편이 좋을지 모른다.
이 코스에서는 설계가 피트 다이의 의도(타깃 골프 스타일)대로 정확성이 생명이다. 그렇다고 하여 또박또박 페어웨이와 그린만 노렸다가는 스코어가 나지 않는다. 정확하면서도 공격적인 선수가 유리하게끔 ‘위험-보답형’으로 설계됐다. 그린도 작은 편이다. 그래서 웨지샷과 쇼트게임이 좋은 필 미켈슨(미국)도 우승후보로 꼽힌다. 매킬로이는 이 대회에 세 차례(2009, 2010, 2012년) 출전해 모두 커트탈락했다. 그는 6라운드동안 한 번도 언더파를 치지 못했다.
올해 한국(계) 선수는 최경주(SK텔레콤) 양용은(KB금융그룹) 위창수(테일러메이드) 배상문(캘러웨이) 노승열(나이키) 등 8명이 출전한다. 최경주는 2011년 이 대회 챔피언이다. 재미교포 케빈 나(타이틀리스트)는 허리 부상으로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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