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주 기자=운보 김기창 화백(1913~2011)탄생 100주년 기념전이 15~21일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운보와 제자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백년의 꿈’전이다.
전시에는 원로 한국화가 오태학 이영복 최재종 심경자 등 홍익대 제자와 운보 김기창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운사회’(회장 이환영)회원, 운보가 생전에 후원한 초대작가등 50여명이 참여한다.
다음은 오광수 미술평론가의 '백년의 꿈' 전시서문.
<운보선생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면서>
운보 김기창선생이 타계하신지 12년 그리고 올해로서 탄생 100주년을 맞고 있다 서양화에서 탄생 100년을 맞는 경우는 몇 분이 김환기 이쾌대 송혜수, 진환등 있지만 한국화 영역에선 운보선생이 유일한 편이다
선생의 작가적 위상이나 우리 미술계에 미친 공적과 영향 면을 떠올려보면 국가 차원이나 전미술계가 의미있는 추모 행사를 마련해야 마땅하지만 그런 움직임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다 그냥 넘어가나 하고 안타갑게 생각하고 있던 차에 운사회운보선생에게서 직접 사사받은 제자와 선생의 감화를 받은 후진들의 모임가 조촐하나마 선생의 탄생 100주년을 기리는 행사로 회원전을 마련하였다는 소식이다 참으로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선생의 몇 작품과 회원의 작품이 한 자리에 전시되는 행사로서 구차한 변명이지만 선생에 대한 최소한의 예는 갖추지 않았나 하는 느낌이다
선생의 예술을 이 자리에서 다시금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불구의 몸으로 자신의 뜻을 관철한 점에서 인간 승리의 귀감이 되었지만 그의 예술이 우리 미술계에 남긴 업적은 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침이 없을 것 같다 고루한 형식에 매몰되었던 한국화를 현대적 조형으로 끌어올린 과감하고도 예지에 넘친 실험 정신은 우리 미술에 가장 뚜렷한 족적을 남긴 것이 되었기 때문이다 선생의 예술은 소박하나마 힘에 넘치는 웅건한 내면을 지닌 것이었으며 때로는 천의무봉의 정신의 자유를 구가한 높은 차원을 지향한 것이기도 하였다
개인의 예술의 완성에 못지 않게 후진에게 쏟은 각별한 관심과 독려는 선생으로서 또는 예술의 길에서의 선배로서 기리 기억되어야 할 덕목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운사회(운보를 사랑하는 모임)가 만들어질 수 있었던 배경도 이에 연유되었음은 새삼 강조할 나위도 없다 선생의 따스한 지도에 보답하지 못하는 후진들의 미진한 활동이 더없이 부끄럽고 송구할 뿐이다
원컨대 이 추모행사가 계기가 되어 운보선생의 예술을여러 각도로 재조명하는 작업이 활발히 전개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또한 운보 예술의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작업이 후진들을 중심으로 꽃을 피워나가는 일이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한국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나가는 사업이야말로 운보선생이 바라던 바였다 선생은 이를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선생의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면서 삼가 오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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