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중국 서남부 윈난(雲南)성 쿤밍(昆明)시에서 천 명이 넘는 주민이 정유공장 건설을 반대하는 대규모 거리시위를 벌였다고 월스트리트 저널(WSJ) 중문판이 6일 보도했다. 올 들어 중국 베이징(北京) 일대에 심각한 스모그가 발생하고 각종 유해물질 유출사고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면서 주민들의 환경에 대한 요구수준이 한층 높아졌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주민들은 '정유공장 건설로 우리의 보금자리를 기름지옥으로 만들지 말라', 'No, 정유공장' 등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반대의사를 표시하는 마스크를 쓴 채 거리시위에 나섰다고 중국 관영 신화(新華)사는 현장분위기를 전했다. 쿤밍시 정유공장 건설은 중국 국영석유화학기업인 페트로차이나가 추진하는 사업으로 페트로차이나 측은 "쿤밍시 안닝(安寧)현에 연간 생산량 1000만t 규모의 정유공장을 건설할 것"이라며 "이미 지난 1월 당국의 승인도 받아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반대시위에 참가한 한 쿤밍주민은 "정유공장은 쿤밍시민 건강에 직접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현재 해당시설의 환경에 대한 영향을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한 제3자에게 검증받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거리시위 이후 정부의 반응을 지켜볼 것"이라며 "만약 정부당국이 적절한 타협안을 내놓지 않는다면 계속 반대시위에 나설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외에 쿤밍과 멀지않은 내륙공업의 중심인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시에서도 같은 날 페트로차이나 펑저우(彭州) 정유공장가동을 반대하는 주민집회가 예정돼 있었으나 당국의 사전차단으로 무산됐다고 WSJ는 전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업로드된 현장사진을 통해 청두시 당국이 갑자기 경찰배치를 늘리는 등 강력대응에 나선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정유시설 건설반대 시위는 주민들의 환경의식이 높아진 것은 물론 국유기업에 대한 주민들의 불신이 여전하다는 의미"라며 "정부당국 및 기업의 변화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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