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베도 대사는 7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치러진 WTO 사무총장 선거 3차 투표에서 에르미니오 블랑코 전 멕시코 통상장관을 제치고 당선됐다. WTO는 오는 14일 아제베도를 차기 사무총장으로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오는 9월 1일에 공식 취임하고 임기는 4년, 한 차례 연임 가능하다.
라틴아메리카 출신 인사가 WTO 사무총장에 선출된 것은 처음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사무총장의 유력한 후보가 라틴 아메리카 출신인 점을 들어 이들 국가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브라질은 WTO 사무총장을 배출하면서 중요한 외교적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브라질은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전 대통령 정부(2003~2010년) 때부터 WTO에서 발언권을 높였다. 다만 아제베도는 중립적인 태도를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제베도는 지난 1984년부터 30년간 외교관을 수행했다. 2001년부터 4년간 브라질 외교부 분쟁조정관을 지냈고 2005년 외교부 경제국장, 2006년 외교무 경제담당 차관을 역임했다. 2008년부터 WTO 대사를 맡았으며 브라질과 미국의 면화보조금 분쟁을 다루면서 WTO 업무에 깊이 관여했다.
아베제도에 대한 평판은 긍정적이다. WTO 대사로 일하면서 합리적이고 노련한 협상가로 평가받았다. 이번 사무총장 선거에서도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고른 지지를 받았다. 워싱턴의 씽크탱크인 '제3의 길' 에드 게르윈 정책 애널리스트는 “아베제도는 열린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며 “WTO에 경험이 많아 협상 등 업무 수행에 탁월한 능력을 보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아제베도가 WTO의 신뢰를 복구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전했다.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 등 실패한 사례를 들면서 이를 복구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DDA 협상이 2008년 이래 중단되면서 주요 자유무역협상이 진전을 이루지 못해 WTO 주도의 다자 통상시스템이 위기에 봉착했다고 진단했다. 아베제도 역시 이를 인지하고 세계 경제의 성장을 위해 무역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아제베도가 공식 취임을 하면 DDA를 포함한 무역 협상을 활성화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2005년에 취임해 8년간 WTO를 이끈 파스칼 라미 현 사무총장은 올해 8월 말에 임기가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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