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취업준비 중인 대학생 또는 졸업생 10명 중 6명이 휴학을 하거나 졸업을 미룬 경험이 있고, 10명 중 5명은 졸업하는데 5년 이상 걸린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 허창수)가 최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취업을 앞둔 대학생 또는 졸업생 815명을 대상으로 대졸 취업준비자의 취업 스펙에 대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취업 준비 또는 스펙을 쌓기 위해 휴학을 했거나 졸업을 연기했다는 응답이 37.8%였으며, 앞으로 그럴 계획이라는 응답이 21.6%를 차지해 전체 응답자의 59.4%가 취업 때문에 대학을 4년만에 정상적으로 졸업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응답자를 기준으로 할 때, 취업이 잘되지 않아 대학을 졸업하는데 5년 이상 걸리는 학생이 48%(391명)며, 6년 이상 걸리는 학생도 16.3%(133명)나 됐다.
스펙과 취업간의 관계에 대해, 스펙이 취업에 ‘영향 준다’라는 응답이 97.5%, ‘영향 안 준다’는 응답이 2.5%로 나타나 대부분 스펙이 취업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을 위해 준비하는 스펙(중복응답)은 토익 등 영어 점수(69.2%)가 가장 많았고, 각종 자격증(64.5%), 학점관리(57.8%), 인턴활동(24.9%), 제2외국어(20.0%) 순으로 조사됐다.
영어 점수 취득과 관련해 취업준비생이 가장 많이 준비하는 토익(TOEIC) 목표 점수는 990점 만점에 800점 이상이라는 응답이 70.5%였으며, 900점 이상이라는 응답도 24.0%나 됐다. 목표 TOEIC 점수는 5급 공채, 사법고시, 공인회계사, 공인노무사 등의 시험 자격요건 점수인 700점, 외무고시, 변리사 시험에서 요구하는 775점 등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다. 목표 토익 점수를 취득하기 위해 학원수강, 시험 응시 등에 소요되는 비용은 월 평균 29만 7000원으로 조사됐다.
취업을 위한 해외어학연수 경험 여부에 대해 응답자의 26.1%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어학연수 기간은 ‘3개월 이내’가 33.8%로 가장 많았고, ‘6개월~1년’(27.7%), ‘1년 이상’(19.7%) 등의 순이었다. 이들의 어학연수 총비용은 평균 1423만원으로 나타났다.
취업 선호 기업은 대기업(23.6%), 공기업 또는 공무원(20.1%), 중견기업(14.7%), 중소기업(10.2%), 금융기관(3.7%), 외국계기업(2.3%) 순으로 나타나 대기업, 공공기관 및 공무원을 선호하는 사람이 10명 중 4명 이상(43.7%)을 차지했다. 특히 ‘어느 기업이든 관계없다’라는 응답이 18.5%여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 상태에 있는 취업준비자가 5명 중 1명이나 됐다.
배상근 전경련 본부장은 “취업준비 중인 청년층의 절반정도가 대기업과 공공기관 취업을 선호하고 있는데, 2016년부터 300인 이상 대기업 사업장과 공공기관 등에서 60세 정년 연장이 의무화되면 청년들의 취업난이 더욱 심각해질까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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