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박찬구 형제, '분가'이후 첫 대면…금호家 화해 물고 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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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5-0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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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왼쪽)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오른쪽)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형제간 갈등으로 인해 사실상 갈라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분가' 후 첫 대면을 한다.

오는 12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창업주 고(故) 박인천 회장의 부인이자 두 회장의 모친인 이순정 여사의 추모식에서다.

8일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따르면 오는 12일 광주 죽호학원 내 가족묘지에서 지난 2010년 별세한 이순정 여사의 3주기 추모식을 지낼 예정이다.

현재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재계 사절단으로 방미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박삼구 회장은 귀국한 뒤 이번 제사를 지낼 예정이고, 박찬구 회장도 이날 제사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두 사람이 이번 만남을 통해 화해의 물꼬를 틀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공식적 행사가 아닌 집안일로 만나는 자리이긴 하지만, 이번 만남이 지난해 9월 박찬구 회장이 금호석화 계열사를 서울 신문로 금호아시아나 본관에서 수표동의 시그니쳐타워로 옮기며 실질적인 '분가'를 한 뒤 첫 대면하는 자리인 만큼 이번 만남 이후 두 형제간의 관계에 변화가 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화는 최근 상표권 문제와 주주총회 사내이사 선임안 등을 둘러싸고 의견 충돌을 보이며 형제간의 갈등이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불러 왔다.

금호석화는 올해 초 금호산업을 상대로 상표권 사용료 대신 상계처리한 어음금 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갈등의 불씨에 다시 불이 붙었다.

이어 지난 3월 열린 아시아나항공 주주총회에서는 2대 주주인 금호석화가 서재환·한창수·이성근 사내이사 선임안에 대해 반대 의견을 밝히며 다시 한 번 충돌 양상을 보였다.

두 건 모두 두 회장이 직접 나서진 않았지만, 사실상 직접적으로 지분 연결이 돼 있는 문제인 만큼 주변에서는 두 회장 사이의 갈등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현재 갈등은 일단 소강상태다.

금호석화는 상표권과 관련해 아직 소송을 제기하지는 않은 상황이고, 주주총회 당시에도 반대 입장만 밝혔을 뿐 주총장에는 참석하지 않아 사내이사 선임안이 만장일치로 처리되며 직접적인 충돌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최근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진 상황에서 이뤄지는 이번 만남을 통해 두 사람의 관계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두 사람은 지난 2010년 모친의 임종을 앞두고 며칠간 고인의 곁을 지키고, 임종 뒤에도 4일장 내내 빈소를 지키며 관계가 진전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반면 또 다른 한편에서는 단순한 가족모임에 참석하는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룹 내 한 관계자는 "두 회장 모두 회사 관계와는 상관없이 가족모임에는 꾸준히 참석해 왔다"며 "이번에도 모친의 기일에 제사를 지내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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