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 구글마저 '현금 적자'…AI 버블론 다시 커진다

  • 구글, 설비투자 상향에 시간외 5% 급락…29·30일 MS·메타·애플·아마존 발표

  • 상장 후 첫 잉여현금흐름 마이너스…빅테크 4사 올해 설비투자 7250억달러

구글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구글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알파벳 주가가 '어닝서프라이즈' 2분기 실적 발표 직후 시간 외 거래에서 한때 5% 가까이 하락했다. 매출과 이익 모두 시장 예상을 웃돌았지만 막대한 AI 설비투자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는 없다는 AI 버블론에 오히려 힘을 실은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IT 업계에 따르면 알파벳 주가는 이날 정규장에서 1.46% 하락한 데 이어 실적 공개 후 시간 외 거래에서 4.9%까지 떨어졌다가 2% 하락으로 낙폭을 좁혔다.
 
주가가 급락한 시점은 실적 발표 직후가 아니라 실적 콜에서 아나트 아슈케나지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설비투자 가이던스 상향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알파벳은 올해 설비투자 전망치를 기존 1800억~1900억 달러에서 1950억~2050억 달러로 올려 잡았다.

발표 전 월가 예상치(1864억 달러)를 웃도는 수준인 데다 회사 측은 "2027년에도 설비투자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예고했다. 2분기에 집행한 설비투자만 449억 달러로 전년 동기(224억달러) 대비 두 배에 달한다.
 
투자 확대의 대가는 현금 흐름에 그대로 나타났다. 알파벳의 2분기 잉여현금흐름은 59억 달러 적자로, 2004년 상장 이후 분기 기준 처음으로 적자 전환됐다. 영업활동으로 391억 달러를 벌어들였지만 설비투자가 이를 넘어선 결과다.

알파벳은 부족한 현금을 메우기 위해 지난 6월 보통주·의무전환우선주 발행으로 496억 달러, 회사채 발행으로 203억 달러를 조달했고 자사주 매입은 중단했다. 세계 최대 현금 창출 기업으로 꼽히던 알파벳조차 AI 투자를 자체 현금으로 감당하지 못하는 국면에 진입한 것이다.
 
시선은 다음 주자들로 옮겨가고 있다. 인텔이 23일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하고, 29일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가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 결정과 같은 날 실적을 내놓는다. 30일에는 애플과 아마존이 뒤를 잇는다. 컨센서스 기준 아마존 매출은 약 1960억 달러, 애플은 약 1089억 달러로 예상되는데, 관건은 매출이 아니라 설비투자 가이던스다.
 
메타는 이미 올해 가이던스를 1250억~1450억 달러로 올려 잡았고, 마이크로소프트의 2027회계연도 설비투자 컨센서스는 1300억 달러로 2025회계연도(650억 달러) 대비 두 배까지 치솟았다. 아마존·구글·메타·마이크로소프트 등 4사의 올해 합산 AI 설비투자는 약 7250억 달러로 전년 대비 77% 늘어날 전망이다. 각사가 가이던스를 유지하느냐, 추가 상향하느냐에 따라 AI 버블론에 힘이 실릴 수도, 빠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월가에서는 지출 증가 속도가 매출 성장을 앞서면서 미국 주요 빅테크의 잉여 현금 흐름이 올해 최대 90%까지 급감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용평가사 무디스 집계 기준 하이퍼스케일러들이 계약했지만 아직 개시되지 않은 데이터센터 임차 약정도 약 6620억 달러에 달해 공시된 설비투자 수치가 실제 부담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미 연방준비제도가 AI를 시스템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발 변수도 버블론에 불을 붙였다. 문샷AI가 지난 17일 공개한 오픈 모델 '키미 K3'가 주요 코딩 성능 지표에서 미국 폐쇄형 모델을 앞서면서 막대한 투자로 쌓은 미국 AI 우위가 저비용 오픈소스에 잠식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이 여파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지난주 10% 급락하며 고점 대비 20% 넘게 빠진 상태다.
 
하반기 예정된 스페이스X·오픈AI·앤스로픽 등 대형 기업공개(IPO)도 변수다. 세 회사의 목표 시가총액 합산액이 3조5000억 달러에 달해 대규모 신주 물량이 수급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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