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영토 확장을 놓고 사활건 전쟁을 치루고 있으며 한고비 넘기는가 싶더니 지상파와도 여전히 팽팽한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다.
◆ "한치 양보 없다"…KT vs 케이블TV 연합군
유선망 이용 위성방송(DCS)을 신 성장동력으로 삼는 KT와 이를 생존의 최대 위협으로 느끼는 케이블TV업계와의 싸움이 점차 전면전 형태를 띠고 있다.
구도는 KT와 반(反) KT진영으로 나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DCS는 소비자가 따로 접시 안테나를 달지 않아도 위성방송을 볼 수 있다. KT 전화국에서 수신한 위성신호를 IP(인터넷 프로토콜)신호로 바꾸어 IP망을 통해 가입자에게 방송을 제공한다.
케이블TV방송협회 관계자는 "DCS는 유선 설비를 이용해 무허가로 위성방송을 전송하는 행위로 현행법상 불법이며 공정경쟁을 가로 막는 독버섯"이라며 "정부는 신기술·서비스라는 명분 외에 시장에 미치는 파장도 진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통신 공룡인 KT의 지배력이 계속 확장돼 유료 방송 시장의 독과점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논리다.
이미 유료 방송 시장에서 KT의 위세는 막강하다. 지난해 말 KT의 가입자는 781만명으로 전체 유료 방송 시장의 31%를 차지했다.
특히 KT 계열인 KT스카이라이프는 위성방송과 VOD 서비스를 결합한 올레TV스카이라이프(OTS) 서비스를 선보여 지난해 가입자 170만명을 넘어섰다. KT 전체 유료 방송 가입자의 22% 수준이다.
최근에는 KT스카이라이프가 DCS가 위법 판단을 받아 법개정을 통해서만 서비스가 가능해지자 복수주거단위(MDU) 방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하겠다며 선전포고를 해 케이블 TV업계를 또다시 자극했다. MDU란 공동주택 등 건물의 구내통신망을 통해 각 가정에 방송신호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케이블TV업계는 MDU 방식 역시 공시청망이용위성방송(SMATV) 설치를 의무화한 상황에서 현행 제도를 벗어난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문제는 정부의 어정쩡한 태도다.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미래창조과학부로 업무가 이관되면서 거의 손을 놓다시피 표류하고 있다.
◆ 케이블-지상파 재송신 갈등 여전
지상파와 케이블업계 사이의 지상파 재송신을 둘러싼 분쟁도 여전히 불씨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케이블TV는 물론 위성방송, IPTV 등 새롭게 등장한 유료방송사업자까지 예외 없이 지상파 방송사와 갈등을 빚고 있는 형국이다. 갈등의 가장 큰 이유는 지상파 재송신 대가 지급 문제를 둘러싼 대립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지상파 채널의 재송신이 중단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CJ헬로비전 등 주요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는 지난해 2월 KBS 2TV의 송출을 이틀간 중지했다. SBS의 송출이 중단된 적도 있다.
최근 재계약을 앞둔 CJ헬로비전을 제외한 티브로드 씨앤앰 현대HNC 씨앰비 등 주요 MSO들은 지상파와 재송신 계약에 합의했다.
하지만 재계약 과정에서 갈등이 반복될 수 있다. 지상파가 점점 줄어드는 광고 수익을 만회하기 위해 유료방송을 통한 일방적인 매출 확대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이 지상파 재송신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의 '방송법과 IPTV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양측의 공방은 더해지고 있다.
케이블업계는 "지상파가 이미 재송신에 대한 국가적 보상을 받고 있어 의무 재송신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지상파측은 "재송신 문제는 방송사들과 케이블TV간의 자율적 협의로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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