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적 악화 주범은 해외 사업이다. 전체 영업손실 가운데 80% 이상(약 2000억원)이 해외에서 발생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가 발주했던 와싯 가스플랜트 공사에서만 1500억원 가량이 손실이 났다. 저가 수주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이유다.
적자로 돌아선 SK건설은 자금 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SK건설은 3월 1000억원 상당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만기 2년 반짜리 상환우선주를 헤븐로드유한회사라는 특수목적법인(SPC)이 인수하는 방식이었다. 헤븐로드는 이 상환우선주를 기초자산으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를 발행해 인수자금을 만들었다.
SK건설은 2010년 발행한 800억원어치 상환우선주 만기도 2015년까지 2년 반 연장하기로 했다. 당시 상환우선주를 인수했던 IBK연금보험, 동부화재해상보험, 롯데손해보험, 하나은행은 연장된 물량을 SPC인 투앤드하프에 넘겼으며 이 특수목적법인 또한 ABCP를 발행했다.
SK건설 실적 악화는 SK그룹 연결 재무에도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 SK건설 최대주주는 40% 이상 지분을 보유한 지주회사 SK다. SK케미칼이 25.42%,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도 9.61%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신용등급 또한 문제가 생겼다. 주요 신용평가사는 일제히 SK건설 신용등급 하락을 경고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SK건설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 검토 대상'으로 하향 조정했다. NICE신용평가도 SK건설을 신용등급 하향 검토 대상에 올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SK그룹 같은 대기업집단 계열사는 복잡한 지분 관계로 얽혀 있다"며 "1개사 유동성 문제도 여타 계열사로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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