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징바오(新京報) 23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재벌기업인 신시왕(新希望)그룹의 창업주인 류융하오(劉永好) 회장이 전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것이라며 경영권을 올해 33세인 딸 류창(劉暢)에게 물려준다고 공표했다. 이에 따라 류융하오는 향후 회사 이사직만 맡게 됐다.
이날 새롭게 회장직에 오른 류창은 "기업 이름처럼 향후 새로운 희망이 넘치는 기업이 되게 하겠다"며 "내 스스로를 직원의 일원으로, 신시왕인으로, 배우는 사람으로서 각종 도전에 대응해 나갈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류융하오 회장도 “류창이 회사에 더 많은 활력과 혁신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후계자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사실 류창은 재벌가 딸로 일찌감치 후계자 수업을 받아왔다. 16세 때 미국으로 건너가 유학하며 MBA 석사 학위를 따고 2002년 귀국한 그는 미국 유학파 출신의 전문 경영인재다. 귀국한 이후 류창은 신시왕그룹 산하 농업기업에서 주임직부터 시작하며 조용히 맡은 업무에 열중해왔다. 2011년부터 신시왕그룹 이사에 선출되면서 본격적으로 해외사업 확장과 관리를 맡아 후계자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이처럼 재벌가 딸이 경영일선에 나선 것은 류창 뿐만이 아니다. 중국 후이위안(匯源)그룹 주신리(朱新禮) 회장의 딸인 주성친(朱聖琴)이 그룹 부회장을 맡고 있는 것을 비롯해 화웨이(華爲)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의 딸 멍완저우(孟晩舟)가 재무최고책임자(CFO)를, 비자위안(碧桂園) 창업주 양궈창(楊國强)의 딸 양후이옌이 이사직을, 와하하(娃哈哈) 쭝칭허우(宗慶後) 회장의 딸인 쭝푸리(宗馥莉)도 회사 계열사를 책임지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류창처럼 어렸을 적 해외에서 유학해 금융이나 경영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견문을 넓힌 뒤 귀국한 해외 유학파 출신이다.
중국 재계에 젊은 여성 경영인 2세가 포진하고 있는 것에 대해 포브스 중문판 저우젠궁(周健工) 총편집장은 "현재 중국내 1가구 1자녀 정책 아래서 중국 재계에 여성 후계자는 점점 늘어날 것"이라며 향후 남성 일색인 재계에 '여풍(女風)'이 불어닥칠 것으로 내다봤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