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금감원 한 고위관계자는 “금감원은 현재 CJ 관련 조사를 시작한게 아니라 모니터링 단계에 있다”며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감원이 협조할 수 있는 부분을 보는 단계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일부 매체가) 모니터링 단계를 넓은 의미로 ‘조사’로 해석한 것 같다”며 “현재 금감원이 CJ와 관련해 새로 밝혀낸 ‘팩트’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는 전일부터 주요 언론매체를 통해 금감원이 CJ그룹 외국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시세조종, 미공개 정보 이용 등 불공정 거래 혐의 조사에 착수했다는 보도와 반대되는 입장이다.
당초 금감원이 CJ에 주가조작 조사에 착수했다는 사실 공개 보도는 시장이 일부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 있었다.
우선 통상 주가조작 조사 단계가 깨졌다는 점이다. 주가조작 조사 단계는 한국거래소 - 금감원 - 증권선물위원회 - 검찰 - 법원 등 다섯 단계를 거친다.
때문에 검찰이 수사하는 사안은 금감원이 나서지 않는다는 게 관례다. 검찰이 금감원을 배제하고 수사할 경우 거래소로부터 관련 자료를 확보하는 과정 등을 거친다. 실제로 검찰은 지난 24일 거래소를 압수수색해 CJ와 CJ제일제당의 주식 거래내역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지난 4월 주가조작 조사 시 금감원을 거치지 않고 검찰이 바로 불공정거래 수사에 착수하는 ‘패스트 트랙’제도를 도입했지만 이번 CJ건은 패스트 트랙과 별개로 진행되고 있다.
또 금감원은 그동안 조사기업 실명을 밝히지 않았다. 해당 기업이 상장사일 경우 조사 착수 사실이 알려지는 것만으로 해당 기업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서다.
금감원 다른 관계자는 “금감원 조사부서는 다른 부서와 달리 사실 확인을 해줄 수 없는 특성이 있다”며 “만일 (CJ건 관련) 보도해명 자료를 냈다면 조사 여부에 대한 사실 확인을 해주는 셈이 돼 해명자료를 못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금감원이 CJ그룹에 대해 불공정거래 조사에 착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CJ그룹주는 동반 하락했다.
CJ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거래일보다 3000원(2.42%) 내린 12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CJ대한통운(-4.55%), CJ헬로비전(-4.19%), CJ프레시웨이(-3.75%), CJ E&M(-3.05%), CJ(-2.59%), CJ씨푸드(-2.56%), CJ 제일제당(-2.06%), CJ CGV(-0.93%) 등 8개 그룹 계열사 모두 하락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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