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일본 남자골프에 마쓰야마 히데키(21·도호쿠복지대)가 있다면 한국에는 이수민(20·중앙대·사진)가 있다.
국가대표 이수민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 이정표를 세웠다. 그는 아마추어로서 6년8개월만에 KPGA투어에서 우승했다.
이수민은 2일 전북 군산CC 리드·레이크코스(파72)에서 끝난 KPGA투어 군산CC오픈(총상금 3억원)에서 4라운드합계 16언더파 272타(72·68·62·70)를 기록, 강경남(우리투자증권)을 2타차로 제치고 우승컵을 안았다. 그가 아마추어이기 때문에 우승상금 6000만원은 강경남에게 돌아갔다.
KPGA투어 대회에서 아마추어가 우승한 것은 이수민이 통산 여덟 번째다. 그동안 아마추어 우승은 1982년 매경오픈에서 재일교포 김주헌을 시작으로 2006년 9월 삼성베네스트오픈에서 김경태(신한금융그룹)에 이르기까지 일곱 차례 있었다.
국가대표인 이수민은 2011년 아시아·태평양 아마추어선수권대회에서 마쓰야마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허정구배 한국아마추어선수권대회를 포함해 7승을 거뒀다. 올해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공동 30위, SK텔레콤오픈에서 공동 10위를 하는 등 프로 못지않은 기량을 과시해왔다. 마쓰야마는 지난 4월초 프로로 전향한 후 출전한 일본골프투어(JGTO) 다섯 대회에서 우승과 2위를 두 차례씩 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수민도 이 우승으로 한국남자골프계에서 마쓰야마 못지않은 ‘다크 호스’가 될 것임을 보여주었다.
3라운드에서 버디 11개를 잡고 코스레코드(10언더파 62)를 세운 이수민은 김도훈에게 3타 앞선채 최종라운드에 들어갔다. 초반 이수민과 김도훈이 주춤거리는 사이 6타차 공동 7위였던 강경남이 전반에만 버디 4개를 잡고 치고올라왔다. 강경남은 10,13번홀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이수민과 공동선두를 이루기도 했다. 그러나 강경남이 15번홀(파4)에서 첫 보기를 하고, 이수민은 11번홀(파5)에서 버디를 하며 다시 이수민이 2타 앞서나가며 우승까지 내달았다. 강경남은 마지막 홀에서 일곱 번째 버디를 잡았으나 전세를 뒤집지 못했다.
이수민은 드라이버샷을 평균 300야드 보내는 장타자다. 그는 “세계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파워와 루크 도널드(잉글랜드)의 정교함을 배우고 싶다”고 말한다. 최근 미국PGA투어에서 첫 승을 올린 선배 배상문(캘러웨이)의 집념과 끈기를 본받고자 노력한다고 한다. 골프 좌우명은 ‘즐기면서 경기한다’는 것이다. 아마추어 선수이지만 멘탈 게임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47세의 베테랑 강욱순(타이틀리스트)은 합계 1언더파 287타로 공동 40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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