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방송 주현아, 이주예=취업률 저조, 등록률 미달 등의 이유로 폐지되는 학과들이 늘고 있습니다. 특히 인문학 분야 학과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데요, 이에 대해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반발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2011년, 정부는 대학 구조개혁의 일환으로 정부 재정지원 제한대학을 지정한 바 있습니다. 대학 평가를 통해 하위 15%의 대학에 적용하며, '정부지원제한 대학-대출제한 대학-경영 부실 대학-퇴출 대학'의 단계로 이루어집니다.
해를 거듭해도 이를 벗어나지 못할 경우, 정부의 퇴출 혹은 통폐합 대상이 됩니다.
2012년 정부 재정지원 제한대학으로 지정된 서원대는 재정지원 제한대학 탈피를 위해 학과 폐지에 나섰습니다.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서원대는 현재 연극영화과, 미술학과 등 6개 학과를 폐지하고, 4개 학과를 신설할 예정입니다. 같은 지역에 위치한 청주대도 5월 21일 회화학과의 폐과를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이 폐지 결정에 동문과 지역 예술계가 반발해, 학교 측은 6월 4일, 회화학과를 비주얼아트학과로 전면 개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폐지 위기에 처한 학과들에는 국문학과를 비롯한 인문학 분야 학과들이 많습니다.
2011년 정부의 재정지원 제한대학으로 지정됐던 배재대는 국어국문학과와 외국인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한국어학과를 한국어문학과로 통폐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사실상 내년부터는 국문학과가 사라지는 셈입니다.
이에 배재대 국문과 소속 재학생 및 총학생회 100여명은 지난 5월 초부터 총장실 농성에 돌입했고, 졸업생들도 성명을 내고 대학이 돈의 논리에 빠졌다며 거세게 비난했습니다.
중앙대학교도 인문대학 비교민속학과와 사회과학대학 아동복지학과 등 3개과를 폐지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비교민속학과 폐과는 우리문화 연구에 큰 위협이라며, 학과 폐지에 대한 사전예고를 듣지 못했음을 강조했습니다.
경남대 인문학부 철학과의 경우엔, 폐지 시도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10년, 학교 측이 철학 전공을 폐지하는 방침을 세웠다가 학생들과 마찰을 빚었습니다. 당시, 신입생 모집 실적 부진과 등록률 저조시 평가를 거쳐 학과 폐지 여부를 논의키로 했기 때문에, 이번 철학과 폐지 방침 강행이 주목됩니다.
인문학 분야 학과의 폐지가 도미노처럼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당장 눈에 보이는 지표보다는 학과의 특성을 고려해 다른 대안을 모색해보는 학교 측의 배려가 필요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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