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천왕' 흔적 지우기 나선 금융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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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6-1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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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강만수 전 KDB금융지주 회장.

아주경제 장기영 기자=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 수장이 교체되면서 금융권 4대 천왕(강만수·김승유·어윤대·이팔성)의 중점 추진 사업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신임 회장들이 기존 사업에 투입된 인력이나 비용은 고려하지 않은 채 새판짜기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대학생 전용 점포 '락스타'와 우수 중소·중견기업 육성 프로젝트 'KB히든스타 500' 등 어윤대 현 회장이 추진했던 사업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KB금융은 지난 2011년부터 개설된 '락스타' 지점 수를 줄이기 위해 41개 지점의 현황을 파악키로 했다.

KB금융은 '락스타'와 함께 'KB히든스타 500' 기업에 대한 지원 규모를 줄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이들 업무를 추진하고 있는 KB국민은행은 사업 축소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락스타' 지점 수를 줄이거나 'KB히든스타 500' 기업 지원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없다"며 "이달 중 'KB히든스타 500' 기업을 추가로 선정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이순우 회장 내정자 취임 이후 민영화를 염두에 두고 외연 확대보다 내실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올해 해외 금융기관과의 인수·합병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관련 사업을 전면 재검토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팔성 회장이 관심을 나타냈던 LA한미은행 인수나 부실 금융기관인 금호종금 인수작업은 유력한 재검토 대상이다.

영국 아비바그룹이 보유한 우리아비바생명 지분 인수작업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강만수 전 회장 주도로 다이렉트뱅킹을 비롯한 소매금융사업을 확대했던 KDB금융지주도 홍기택 회장 취임에 따라 사업 방향을 바꾸고 있다.

KDB산업은행은 강 전 회장 취임 이후 개인금융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역마진 우려에도 불구하고 고금리상품을 잇따라 선보였다.

하지만 홍기택 회장이 취임한 올해부터는 기존 사업을 그대로 유지하되, 공격적으로 외연을 넓히지는 않을 방침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지난해 10월 인하 후 지난달까지 0.25%포인트 하락했지만, 산은의 '하이어카운트'와 '하이정기예금' 금리는 각각 1%포인트, 0.85%포인트 떨어졌다.

산은 관계자는 "기존의 공격적인 고금리정책을 계속해서 유지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전체적으로 보면 소매금융사업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들 지주사가 일제히 전대 회장의 흔적을 지우기 시작하면서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제외한 금융권 4대 천왕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사업들이 고비를 맞게 됐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의 회장이 바뀌면 자회사의 주요 사업과 경영전략에 변화가 불가피하다"며 "이미 사업이 어느 정도 진척된 상황에서 사업을 중단할 경우 인력과 비용상의 손실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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