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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만 무너뜨리면 한국 추월"…대만 연합군 4대1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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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6-13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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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SMC·HTC·홍하이·미디어텍, 삼성 집중 공격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대만이 삼성전자를 비롯한 한국 전자업계에 노골적인 적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승부의 추가 삼성전자 등 한국 쪽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는 데 대한 위기의식 때문이다.

대만 주요 전자업체들은 각자의 주력 사업에서 삼성전자를 견제하는 방식으로 협공을 해 시장 주도권을 되찾으려는 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TSMC와 HTC, 홍하이, 미디어텍 등 대만의 4대 전자업체는 삼성전자를 포위공격하는 연합작전을 수립했다.

반도체 파운드리(외주가공) 업계 1위인 TSMC의 모리스 창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1일 "삼성전자가 어려운 상대이기는 하지만 대만 전자업계 빅4가 힘을 합친다면 물리칠 수 있다"고 공언했다.

대만 전자업체들은 삼성전자가 반도체와 스마트폰, PC, 가전, 디스플레이 패널 등 광범위한 제품 라인업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약점으로 꼽고 있다. 4개 업체가 각자의 사업 영역에서 삼성전자를 끈질기게 견제할 경우 결국 자본과 기술력이 소진돼 무너질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TSMC는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최근 삼성전자의 추격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 전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 1위인 삼성전자는 28·32나노 이하 첨단 파운드리 시장에서도 5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이에 TSMC는 강세를 보이고 있는 40·45나노 이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을 더욱 높이는 한편, 기술력 강화를 통해 28·32나노 이하 시장 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또 한국지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국내 반도체 시장 공략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HTC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일전을 겨룰 상대다. 지난해 HTC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4.4%로 삼성전자(30.4%)에 크게 뒤처져 있지만 올해 들어 전략 스마트폰인 HTC One을 출시하며 추격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품질에서는 이미 세계 정상급으로 올라섰다는 평가다.

잭 퉁 HTC 북아시아지역 사장은 지난달 30일 대만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부품을 무기로 삼아 제때 공급을 해주지 않는 바람에 점유율이 떨어졌다"며 대립각 세우기에 열중하고 있다.

아이폰을 위탁 생산하는 팍스콘이라는 브랜드로 유명한 홍하이는 삼성전자와 다양한 분야에 걸쳐 경쟁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우선 최대 고객인 애플의 매출 증가를 위해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에 대한 비판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또 홍하이의 계열사인 치메이는 LCD 등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샤프의 최대 주주인 홍하이는 지난 3월 삼성전자가 샤프에 1200억원을 투자키로 결정하자 큰 충격을 받았다. 대표적인 반(反)삼성파인 궈타이밍 홍하이 회장은 이 같은 소식을 전해 듣고 대노(大怒)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제조업체인 미디어텍은 지난해 13%의 시장 점유율로 퀄컴(32%)과 삼성전자(27%)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다. 미디어텍은 중국 저가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을 적극적으로 포섭해 스마트폰 시장 1위인 삼성전자 흔들기에 나섰다.

대만 전자업체들이 삼성전자를 집중 공격하고 있는 것은 삼성전자만 무너뜨리면 한국을 추월할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 전자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삼성전자는 물론 LG전자 등 2위권 업체들도 선의의 경쟁을 통해 시장 영향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일본이 1980~90년대에 전자왕국을 건설할 수 있었던 것은 소니와 더불어 파나소닉, 샤프 등이 경쟁을 하면서 시너지를 냈기 때문"이라며 "대만의 집중견제를 피하기 위해서는 국내 다른 전자업체들이 분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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