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중국 최대의 유제품가공업체인 '멍뉴(蒙牛)'가 중국 분유업계 3위 '야스리(雅士利)'를 인수한다.
멍뉴와 야스리가 18일 멍뉴가 이미 야스리 주주들에게 공개매수를 선언해 총 75.3%에 달아는 지분인수 청약을 마무리했다 발표했다고 디이차이징르바오(第一財經日報)가 보도했다.
이번 인수합병 규모는 113억 홍콩달러(약 1조6500억원)에 이르며 이는 분유업계 역대 최대 규모로 시장의 이목이 집중됐다. 디이차이징은 멍뉴가 분유시장, 나아가 중국에서의 활로모색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분석했다.
두 기업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야스리 주주는 멍뉴에게 주식매도를 할 때 2가지 선택이 가능하다. 주당 3.5홍콩달러의 현금거래 혹은 주당 2.82 홍콩달러에 판매하고 나머지 0.68 홍콩달러로 멍뉴가 야스리 경영을 위해 설립하는 비상장기업의 주식을 제공받을 수도 있다.
사실 멍뉴는 2008년 멜라민분유 파동 뿐아니라 지난해 유통기한을 조작한 짝퉁우유 대량공급 등 식품안전논란의 중심이 되어왔다. 소비자의 외면과 함께 기업경영에도 '적신호'가 켜지면서 최근 멍뉴는 인수합병을 통한 선진노하우 습득, 인재확보 및 시장확대에 적극나서는 모양새다.
지난해에는 유럽 최대 유제품 기업인 덴마크의 알라식품(Arla Foods)에게 지분 5.9%를 내주고 22억 홍콩달러(약 321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당시 멍뉴의 이같은 행보는 현금유동성 확보와 함께 알라식품과의 협력으로 목장관리 및 품질제고, 제품관리기술을 업그레이드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려는 시도로 해석됐다.
이번 야스리와의 인수합병은 멍뉴가 특히 부진한 분유시장의 시장활로를 찾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이 미국을 넘어 세계 최대의 분유시장으로 떠올랐지만 멍뉴의 지난해 분유시장 점유율은 1%에 불과했다. 멍뉴 쑨이핑(孫伊萍) 총재는 "상대적으로 시장입지, 경영노하우,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고 있는 야스리를 인수해 선진분유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야스리 입장에서도 손해볼 것이 없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야스리가 중국 3대 분유기업이기는 하지만 주로 2~3선 도시에 판매가 집중돼있고 기업 역사가 짧아 시장개척을 위한 변신이 절실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관련 전문가들은 글로벌 브랜드가 중국 분유시장 개척에 속도를 올리고 있는데다가 멜라민 분유파동이후 계속 중국 소비자의 외면을 받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때 인수합병후에도 멍뉴·야스리의 앞길이 순탄치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2 중국 영유아 분유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분유소비량은 385억1800만 위안어치로 미국 미드존슨이 12.3%으로 1위, 듀멕스가 11.7%, 와이어스가 11%로 해외브랜드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에 중국 당국 및 분유기업의 품질 및 이미지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런민왕(人民網)조사에서 중국 소비자의 89.54%가 '수입산 분유를 선호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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