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비집 수천개 훼손한 토목공사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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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6-24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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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저우시 남북수조 공사현장의 파헤쳐진 제비집.[중국 CCTV 보도화면 캡쳐화면]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중국 당국이 제비를 보호하기 위해 대규모 국가 토목사업인 남수북조(南水北調) 공정을 연기했다고 중궈광보왕(中國廣播網)이 2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남수북조 공정 하에 중선(中线) 수로망을 구축하고 있는 정저우(鄭州)시 중위안(中原)구의 한 시공 업체는 굴착 과정 중에 수천 개의 제비집을 훼손시켰다.

공사 현장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 이틀 전까지만 해도 70% 이상의 제비집이 파헤쳐져 온 바닥에 제비 시체로 가득했다”라며 생태 훼손의 심각성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에 중국 임업국과 정저우시는 환경 보호를 위해 시공업체 측에 시공 일자를 제비 번식기가 끝나는 7월 중순으로 늦출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시공 업체 측은 “공사 기간이 너무 촉박하고 만약 여기서 공사를 중단한다면 오히려 인근에 거주하는 아이들이 다칠 위험이 크다. 장기적으로 더 큰 손실을 유발할 수 있다”라며 공사를 강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해 당국과 마찰을 빚었다.

당국과 시공업체 간 의견 조율에 따라 현재 24일로 예정되어 있던 시공 일정은 내달 15일로 연기된 상태다. 공사 현장에는 ‘나 자신부터 제비를 보호하자. 안전을 위해 흙더미에 올라 제비집을 파헤치지 마시오’라는 경고문과 함께 약 50m에 이르는 경계선을 둘러 관계자외 출입을 일체 금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수북조공정’은 중국 북방의 물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동선(东线), 중선(中线) 및 서선(西线)의 3개 수로망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양쯔강의 물을 황허, 화이허, 하이어 등 북부 3개 강으로 끌어오는 대규모 토목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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