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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온스틸 No.5CCL(착색도장설비) 공장 벽에 자사에서 생산한 컬러강판을 몬드리안 작품 형태로 표현했다. |
아주경제(부산) 채명석 기자= 지난 26일 찾아간 부산 감만동 유니온스틸 부산공장.
연속산세압연설비(PLTCM) 공장을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10여m 높이의 저장고에는 열연코일이 잔뜩 저장돼 있다.
이 가운데 코일 2개가 연속주조 작업라인으로 옮겨지면 가장 먼저 하는 게 2개의 코일 끝을 용접해 하나로 잇는 일이다. 레이저 용접은 천천히, 꼼꼼히 진행된다. 작업 도중 끊어지면 큰 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 작업자가 눈으로 최종 점검을 마친 후 “오케이” 사인이 나면 그 때부터는 매우 빠르게 작업이 진행된다.
◆작업속도 시속 96km···2km 불과 3분
라인의 전체 길이 300m이지만 PLTCM라인에 들어간 코일은 횡 방향은 물론 종 방향으로 이동하며 총 2km의 거리를 시속 96km의 속도로 작업이 이뤄지는데, 한 개의 열연코일은 불과 3~5분 만에 냉간압연 된 풀하드로 만들어진다. 이곳에서 하루에 5000t의 풀하드가 생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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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온스틸 연속산세압연설비(PLTCM) 공장 전경 |
또한 길이 1km의 열연코일은 연주작업을 거쳐 7~8km의 풀하드로 바뀌는데, 이 때 풀하드의 두께는 종이 한 장 두께 만큼의 수준으로 얇아진다고 한다.
풀하드는 바로 옆 No.5CGL(용융아연도금설비)로 이동하며, 역시 연주 과정을 거쳐 표면에 아연 등을 도금한 아연도금강판(GI)으로 만들어진다. No.5CGL은 연간 37만t의 생산 능력을 갖췄는데, 유니온스틸은 오는 7월 9일 No.8CGL을 준공하고 가동을 시작하며, No.9CGL도 증설키로 하고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고 한다.
◆고객 요구하는 모든 컬러·디자인 적용 가능
공장에서의 사진촬영은 금지됐다. 그나마 PLTCM과 No.5CGL은 철판이 이동하는 경로를 살펴 볼 수 있었지만, No.5CCL(착색도장설비)은 생산과정 전 과정을 아예 패널로 막아놨다. 일반인들은 아무리 봐도 모르겠지만 업계 종사자들이라면 라인의 위치와 높이, 가동 속도 등 하나하나가 제품 생산과 연관되는 민감한 상황이기 때문에 기술이 그대로 유출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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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온스틸 No.5CGL(용융아연도금설비)에서 직원이 설비를 작동하고 있다. |
No5.CCL은 No.5CGL에서 생산된 아연도 강판을 도장해 칼라 디자인 패턴 강판을 생산하는 설비다. 국내 최초로 불연속무늬 패턴 강판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이 라인에서 회사의 주력 제품인 ‘럭스틸’(Luxteel)이 생산된다.
요란한 기계 소리를 들으며 라인 끝까지 걸어와 완제품을 보니, 이날은 나무 무늬결 컬러가 적용된 럭스틸 제품이 출하되고 있었다. 고급 건물 또는 주택의 내·외장재로 쓰이는, 철로 만드 벽지다. 워낙 얇게 만들었으니 무겁다는 느낌이 덜했다. 롤이 아닌 판재 형식으로 재단해 고객사에 공급한다. 고객사가 원하는 모든 컬러를 전부 표현할 수 있다고 한다.
◆정관에 시공사업 추가, 골목까지 들어갈 것
장세욱 유니온스틸 사장은 이날 “럭스틸은 런칭 후 2년만인 올해 65% 이상의 판매신장을 예상하고 있으며, 건축설계 시방서 사용 제품에 ‘럭스틸’이라고 나올 만큼 큰 폭으로 성장 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월 1000~15000t 정도가 판매되고 있는데. 최근 건설사 공급 협상을 진행중이며, 건설중인 종로 D타워와 여의도에 세워지는 비즈니스 호텔 내외장재로 럭스틸이 공급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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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욱 유니온스틸 사장이 지난 26일 유니온스틸 부산공장내 마련한 제품 전시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럭스틸 출시후 유니온스틸은 너무나 새로운 경쟁상대들과 맞붙고 있다. 나무 등 천연재는 물론 석유화학 기술로 만든 플라스틱 건축 내외장재들이 그들이다. 건축 내외장재 산업에 있어 유니온스틸은 한창 후발주자다. 처음에 디자이너들을 통해 입소문 마케팅을 시킨 것은 초기 시장 안착에 크게 기여했다. 럭스틸의 차별화도 인정받았고, 생산 단가도 더 저렴하다고 한다. 하지만 유니온스틸이 세운 월 4000~5000t의 럭스틸 판매 목표를 달성하려면 경쟁자들이 장악한 주류시장에서 의미있는 점유율을 실현해야 한다.
이에 장 사장은 “럭스틸에 대한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자 시공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지난 3월 정관을 변경해 ‘금속구조물 창호 공사업’과 ‘지붕판금건축물 조립 공사’ 등을 사업영역에 추가했다”고 말했다. 시공업을 직접하기보다는 시공사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시공 방법을 제안하고 이를 관리·감독하겠다는 것인데, 협력사 모집도 추진하겠다고 한다.
여기에 시공사와 건설사들을 중심 영업구조를 더 확장해 동네 골목에 있는 건자재 가게에 까지 럭스틸을 공급하고 싶다고 한다.
장 사장은 “가전용 컬러강판 브랜드인 ‘앱스틸’(Appsteel)은 대기업 고객들을 확보했지만 럭스틸은 뛰어다녀야 팔 수 있다”며 “앞으로 럭스틸 판매에 초점을 맞춰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해외시장의 경우 장 사장은 중국과 러시아를 꼽고 “현지에 생산시설을 세울지, 수출을 위한 물류센터를 둘지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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