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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정로> 한국인의 '끼', 문화관광 대국의 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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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6-27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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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광균 주토론토총영사

문화와 경제는 나눌수록 풍요로워진다. 전 세계에 불고 있는 K-pop 등 한류 열기가 바로 이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생각된다. 싸이가 갤럭시 노트 2 출시행사와 금년 초 NFL 경기 하프타임 공연차 이곳 토론토를 두 번 다녀간 이후 캐나다에서의 한국에 대한 인지도는 크게 달라졌다.

토론토는 인구 560만의 캐나다 내 최대 도시이고, 북미지역 3대 도시 중 하나지만, 현지인들은 섭섭하게도 한강의 기적이란 말을 잘 모른다. 그러나 지금은 "옵옵, 오빤 갱남스타일"이라고 하면서 강남이 한강 이남의 부촌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

공공외교 측면에서도 문화의 힘이 막강하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그렇다. 이제는 문화가 국력인 시대가 되었다. '아바타' 영화 한 편이 쏘나타 15만대의 수출효과와 비슷하고, 강남스타일 경제효과도 1조원에 이른다고 하니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다고 하겠다.

한국사람처럼 가무를 즐기는 민족은 없다. 노래방이 없던 시절에도 우리는 대포집이든 계곡이든 어디서나 흥이 나면 노래와 춤을 즐기는 민족이었다. '흥과 신명'은 바로 한국인의 '끼'다. 이 끼는 한국의 신세대로 하여금 전 세계 K-pop 열풍을 만들어내고, 한국 특유의 유·불·선 복합문화와 잘 융합되어 '대장금' '겨울연가'로 대변되는 드라마 한류 시대를 만들어냈다.

맛을 창조하는 어머니 손맛을 담은 한식도 점차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이 같은 한류열풍은 결코 우연이 아니고, 한국인만의 '끼와 감성'이 만들어낸 필연의 결과인 것이다.

한국관광은 지난해 1000만명 시대를 열었다. 관광자원이 부족한 한국이 관광대국으로 가는 길은 아직 멀다. 그러나 중국·일본을 비롯한 아시아권 관광객이 70%를 넘고, 한류 또는 한류 파생상품 등과 같이 문화가 관광을 리드하는 추세는 고무적이다. IT시대에는 동서양이 서로 다른 문화에 자극받고 싶어하기 때문에 북미·남미·유럽 등 비아시아권의 한국 관광객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본다.

덴마크 미래학자인 롤프 옌센은 '드림 소사이어티'라는 책 서두에서 "정보화 사회의 태양은 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우리는 'IT시대'와 '감성시대'가 썰물과 밀물처럼 교차되는 세상에 살고 있는지 모른다. 이러한 관점에서 필자는 우리 신정부의 문화융성 정책을 통해 한국이 '문화 관광대국'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우선, 창조적 상상력이 키워드가 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피카소는 "태어날 때부터 모든 아이들은 예술가이지만, 그 예술적 기질을 간직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아마도 아이들의 타고난 끼와 재주를 살려주지 못하는 부모와 사회적 분위기 때문일 것이다.

이어령 박사가 우리 사회를 '푸는 문화'로 풀이했듯이 아이들을 파랑새처럼 자신들이 좋아하는 세상으로 훨훨 날아갈 수 있게 풀어주면 좋겠다. 어릴 때부터 탈무드를 통해 창조적 상상력을 배양시키는 유태인들의 교육은 본받을 만하다.

아울러 융합을 통한 문화 콘텐츠 개발이 적극 장려되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 학문도 융합학문이 새로운 트렌드이듯이 우리 정부가 칸막이 행정을 없애고, 창조경제를 이룩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선 것은 정말 잘한 일이다.

백남준의 비디오아트, 노래와 댄스, IT가 융합된 K-pop도 우리의 '비빔밥 문화'가 만들어낸 세계적 쾌거다. 우리의 무수한 민담이나 전래동화도 '창조적 상상력과 기술'이 결합된다면 조앤 롤링의 '해리포터'처럼 훌륭한 스토리텔링 상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끝으로, 720만 해외동포들에게도 한국 문화 및 정체성 교육이 더욱 강화되기를 바란다. 싸이를 보고 한국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그와 같이 꿈을 이루고 싶어하는 동포 2세들이 많이 있다. 싸이가 반드시 한국에서만 나오라는 법은 없다. 영어나 그 나라 말을 잘하는 '꿈과 끼, 창조적 도전정신'을 가진 차세대 동포들이 한국이 '문화 관광대국'으로 가는 길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정부와 사회의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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