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서울 25개 각 구청장들의 출판기념 행사가 잇따르고 있다. 이미 11곳에서 성황리에 마쳤거나 막바지 탈고 작업이 한창이다. 이외 3~4곳은 시기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이날 오후 구민회관 대강당에서 자전적 에세이 성격의 저서 '참여로 투명하게, 복지로 행복하게'를 선보인다. 그간 현장에서 주민들과 함께한 사업 및 활동을 자세하게 다뤘고, 민주화 운동 투신 과정의 소회 등도 담았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서대문 키다리아저씨의 행복 동행'이란 제목으로 책을 엮어 다음달 1일 연대동문회관에서 소개한다. 지난 3년간 실천한 행정·복지에 관한 소신을 자유롭게 풀었다. 회계사 출신으로 과감히 구청장에 도전장을 내민 사연도 전한다.
국회도서관장을 역임하고 '도서관 청장'의 별명을 가진 유종필 관악구청장은 정치적 접근과는 거리를 둔 책을 조만간 낼 예정이다. 개인적 관심사와 다양한 삶의 문제를 다룬 내용으로 출판회는 생략한 채 일반 독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일찌감치 차기 행보를 알린 구청장도 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10월 '건축쟁이 구청장하기'), 박춘희 송파구청장(8월 '춘희의 봄·바람 소통'), 김성환 노원구청장(7월 '나비효과-노원의 날갯짓이 세상을 바꾼다') 등은 작년 하반기 정치권 선·후배들과 지지자들을 한 자리에 끌어모았다.
올해 들어서는 자서전으로 공식 무대에 오르는 횟수가 더욱 활발하다.
4월에만 차성수 금천구청장 '금천구이야기', 성장현 용산구청장 '봄을 이기는 겨울은 없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 '소통과 공감으로 다가갑니다', 김영배 성북구청장 '동네 안에 국가 있다' 등 4명이 줄줄이 책을 냈다.
또 5월에 이성 구로구청장('구로, 날씨맑음')은 각계 지인들이 모인 자리에서 간접적으로 힘을 실어달라고 호소했다.
이처럼 자치구에 불어닥친 출판기념의 바람은 내년 지방선거를 1년 가량 앞둔 상황에서 정치적 입지 다지기란 분석이 일반적이다. 향후 출마를 사실상 확정한 단체장들이 공식 출정식 이전에 대외적으로 자신의 행보를 알릴 수 있는 장이기 때문이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지방선거 90일 전까지 출판기념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했고, 모금액이나 횟수 등은 제한하지 않았다. 심지어 내역 공개도 불필요하다.
이 같은 특성으로 일각에서는 지방선거에서 일명 '총알'이라고 불리는 막대한 자금을 충당하기 위한 '정치후원금 모금 창구'로도 일컬어진다. 따라서 출판기념회가 가능한 내년 3월까지 얼마나 더 진행될 지 향후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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