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보험사 엇박자에 9월부터 카드 항공보험 중단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카드 부가 혜택 중 하나였던 항공 사망보험이 오는 9월부터 전면 중단된다.

최근 금융당국이 단체보험으로 분류된 사망보험에 대해 가입자의 개별 서면 동의를 받도록 규정을 변경하면서, 보험사가 비용 등의 문제로 이를 더 이상 제공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한, KB국민, 삼성, 현대, 롯데, 하나SK, 비씨카드 등 대형 카드사들은 오는 9월부터 항공 사망보험 서비스를 중단키로 했다.

항공 사망보험 서비스는 카드사가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등 보험사와 제휴를 통해 고객이 항공사 이용 도중 사망했을 때 보상금을 제공하는 무료 서비스로, 단체보험에 속한다.

카드사가 단체보험에 가입하면 고객들도 자동으로 혜택을 받는 방식이다. 현재 이 서비스 가입자만 1000만명에 이른다.

하지만 금감원이 단체 사망보험에 대해 개별 서면 동의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규정을 변경하면서, 보험사들이 이 서비스 중단을 카드사 측에 통보했다.

단체보험으로 취급됐던 이 서비스를 일일히 개인 서명으로 변경하려면 시스템 개발 등의 추가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보험은 기존에 개별 동의가 필요 없었다.

이에 신한카드는 ‘트래비즈카드’ 회원에게 제공되던 항공 사망보험 서비스를 8월 30일까지만 제공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해외여행에서 사망 또는 후유 장해 시 최대 5억원을 보상했으나 사망은 대상에서 빠지게 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사망보험에 필요한 서류로 자필서명 서류를 요구했으나, 보험사 입장에서는 이를 받기가 힘들어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게 된 것”이라며 “이 서비스는 카드사가 고객들에게 무료로 제공했던 것이기 때문에 보험사가 제휴를 중단한다는 표현은 맞지 않다”고 밝혔다.

금감원도 이 서비스 중단에 대해서는 보험감독 규정 개정에 따른 후속 조치라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최근 아시아나 항공기 사고 등이 발생하면서, 이 서비스 중단에 대한 고객들의 불만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항공 사망보험 자체가 보험사 입장에서는 마진이 많이 남지 않기 때문에, 규정 변경에 따라 시스템 구축 비용을 투자하기가 쉽지 않다”며 “다만 사망 담보를 제외하고 항공 상해보험 서비스는 기존대로 제공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