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3.7원 떨어진 1122.1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사흘 연속 하락세다.
낙폭으로는 지난 2011년 12월 21일 14.5원 하락한 이후 1년 6개월만에 가장 크게 내려앉은 것이다. 당시 환율은 12월 19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의 영향으로 급등했다가 위기감이 줄어들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환율의 급락은 버냉키 의장의 연설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 공개 등이 영향을 미쳤다.
전날 버냉키 의장은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서 열린 전미경제연구소(NBER) 행사에서 “상당한 수준의 경기확장적 정책은 당분간 필요하다”며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연내 양적완화 정책을 축소하고 내년 중 이를 종료하겠다는 지난달 발언에서 한 발 물러선 것이다. 앞서 공개된 FOMC 회의록에서도 연준 위원들은 양적완화 축소의 전제로 고용상황이 더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출구전략을 조기에 시행할 것이라는 우려가 잦아들면서 달러화는 약세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이날 환율은 전일대비 7.8원 내린 1128.0원으로 장을 출발했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개장 전 엔화나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 손절매(롱스탑) 물량이 추가로 나오면서 환율이 하락세로 장을 시작했다”면서 “수급 측면에서 보면 수입업체의 결제수요가 하단을 지지하는 가운데 오후 들어 수출업체의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환율이 다소 밑으로 밀려났다”고 분석했다.
코스피 지수의 급등도 영향을 낙폭을 키우는 데 영향을 미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53.44포인트(2.93%) 상승한 1877.60으로 1870선을 회복했고, 외국인 투자자는 175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시장은 이날 밤에 발표될 미국의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고용지표 결과의 향방에 따라 조기 출구전략의 가능성이 보다 명확해질 전망이다.
한편 엔·달러 환율은 오후 4시 6분 현재 전일대비 1.57원 내린 98.69엔으로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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