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거액의 리베이트 혐의로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영국의 거대 제약업체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15일 성명을 통해 "중국 당국의 부패척결을 위한 결심을 충분히 존중한다"며 "조사 중에 밝혀진 결과에 부끄럽고 죄송하다"고 고객에게 사과메시지를 전했다고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이 16일 보도했다.
중국 공안 당국은 최근 량훙(梁宏) GSK 중국법인 부사장 겸 경영총경리, 장궈웨이(張國維) 부사장 겸 인적자원부 총감, 자오훙옌(趙虹燕) 법무담당 총감, 황훙(黃紅) 사업담당 총감 등 4명의 경영진을 뇌물제공과 탈세혐의로 구금, 조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 4명은 GSK 중국법인의 '4두마차'로 불리는 핵심경영진이다.
이들은 2007년 부터 700여개가 넘는 여행사와 자문회사를 이용해 30억 위안을 세탁하고 이를 의사, 변호사는 물론 공무원에게 리베이트로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안당국에 따르면 지난주 이미 뇌물제공 및 세금탈루 관련 자백을 받은 상태로 심지어 성상납도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GSK 런던 본사가 직접 이번 사건에 대한 공식 성명을 발표해 입장을 밝힌 것. GSK는 성명을 통해 "회사 내부는 물론 제3자가 개입된 비리와 윤리위반행위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건과 관련된 20여개 여행사와의 계약을 파기하고 중국 당국 조사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전했다.
이는 당초 뇌물공여 혐의가 제기되고 조사에 착수했을 당시 "내부조사 결과 위법행위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반박한 것과 사뭇 다른 모습으로 이번 사건이 중국은 물론 글로벌 제약업계에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다.
또한 최근 글로벌 기업 중국 법인의 뇌물공여 소식이 심심찮게 들리는 가운데 중국 공안이 GSK 리베이트 조사에 착수한 것은 다국적 기업의 뇌물공여 행위를 단속하겠다는 중국의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GSK 외에 미국의 제약회사 엘리릴리앤드컴퍼니가 지난해 12월 중국, 러시아, 브라질, 폴란드에서 정부관료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미국 정부 당국에 3000만 달러의 벌금을 물었으며 화이자제약도 중국 등 8개국에서의 리베이트 및 뇌물공여죄가 적용돼 6000만 달러의 벌금을 냈다. 이 외에 2008년에는 의료기기 생산업체인 지멘스메디컬이 2년간 중국 5개 병원을 대상으로 1000만 달러의 뇌물을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 역시 본국 당국에 13억 달러의 벌금을 납부한 바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