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로 북극의 영구 동결층이 녹아 메탄가스가 방출됨으로써 일어날 각종 피해 규모는 상상을 초월하며 동시베리아해의 해빙(海氷)만 녹아도 피해액이 전세계 경제규모에 육박하는 60조 달러가 될 것이라고 BBC뉴스와 사이언스 데일리가 24일 최신 연구를 인용 보도했다.
영국과 네덜란드 과학자들은 네이처지에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서 현재는 북극
항로 개방에 따르는 지역 국가들의 이익에 논의가 집중되고 있지만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과 홍수, 농업 및 건강 부문의 피해는 대부분 개도국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메탄은 시베리아 툰드라 지대에 집중적으로 매장돼 있지만 바다 밑에도 반(半)
고체 상태의 하이드레이트 가스로 존재하고 있다.
연구진은 기후변화로 10년에 걸쳐 동시베리아해가 녹아 50기가톤의 메탄이 방출되는 상황을 가정, 이로 인해 일어날 침수·해수면 상승·농업 및 인류 건강 분야의 피해를 경제 가치로 환산했다.
연구에는 지구 온난화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영국 정부의 2006년 `스
턴 보고서'에 사용된 것과 같은 모델 기법이 사용됐다.
연구 결과 지구 평균 기온이 2℃ 이상 상승하는 시점이 기존 예측보다 15~35년 앞당겨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자들은 "지구 온난화를 완화시킬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상황에서 동시베리아
해 해빙 아래 묻혀 있던 메탄이 방출될 경우 추가 피해액이 60조달러(약 6경7천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계의 미발견 가스 중 30%와 미발견 석유의 13%는 바다 밑에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산되며 로이드 선급협회에 따르면 북극 항로 이용을 앞두고 이 지역 투자가 10년 안에 1천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연구진은 이런 자원 발굴과 새 항로 이용으로 얻는 이익은 메탄 방출에
따른 피해에 비하면 실로 사소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일부 과학자들이 대기중 메탄량이 급증하지 않았다면서 메탄의 급속
방출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지만 실제로 대기중 메탄 농도가 증가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유럽 최초의 극궤도 기상위성 METOP의 자료를 보면 지난 3년 새 대기중 메탄 농도가 크게 증가했으며 이런 현상은 북극 상공에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여기에 해양 산성화 요인까지 합치면 피해 비용은 훨씬 더 늘어날 것
이며 이런 피해의 80%는 극단적인 이상기후와 홍수, 가뭄, 건강 악화 등의 형태로 대부분 개도국에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오늘날 기후변화에 관한 논의에서 북극권의 변화라는 큰 그림이 빠져 있다고 지적하면서 세계 지도자들과 세계경제포럼(WEF),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런 시한폭탄에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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