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 반얀트리호텔에서 현대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한반도 통일을 위한 우리의 과제’라는 세미나를 통해서다.
‘고(故)정몽헌 회장 10주기 추모’로 열린 이날 세미나에서는 통일을 위한 다양한 의견이 개진된 가운데 경제적 교류, 민간교류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공통된 목소리였다.
민간 교류와 경제적 교류가 활성화 될 때 정치적 문제의 해결에도 좀 더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이다.
세미나 축사를 맡은 현정택 인하대 교수는 “정 회장은 단순히 부친인 정주영 회장의 유지를 계승하는 차원을 넘어 미래지향적 사업을 기획했다”며 “특히 개성공단은 북 측에서 어떻게 표현하든 팩트는 시장경제체제의 우리 기업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라는 것이고, 그들이 이미 북의 체제를 맹종하기에는 많은 변화를 겪게 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외교분야에서 발표한 김하중 전 통일부 장관은 “한반도 통일에서 중요한 것은 관련된 주변국들이 전부 포함된 6자회담의 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특히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서로 간 신뢰를 구축해 현재 중단 상태에 있는 개성공단 등 경제협력 사업을 재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동북아시대위원장을 지낸 문정인 연세대 교수는 통일을 위해서는 정치와 경제가 분리되는 대북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문 교수는 “정치와 경제가 연계돼면 남북 관계가 진전될 수 없다. 남북간의 신뢰가 구축되기 위해서는 남북간의 교류와 협력 등의 접촉이 있어야 한다”며 이른바 ’선경후정(先經後政)‘ 원칙을 제시했다.
그는 또 “객관적 여건을 고려했을 때 우리가 북으로부터 동시교환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본다. 호혜주의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먼저 배풀고 나중에 되받는 ’선공후득(先供後得)‘의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회분야에서 주제발표를 한 이배용 전 이화여대 총장은 대북정책에서 정경분리는 사실상 어렵다면서도 민간교류가 통일을 이끌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 전 총장은 “남북관계에 있어서 민간교류 확대가 먼저 이뤄져 서로간의 이질성을 완화시켜야 한다”며 “또 전통문화 복원 등에서 남북이 손잡는 역사 공동체 인식, 공동의 가치와 관습 체계를 서로 적립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연사로 나선 정갑영 연세대 총장은 경제분야와 관련해 현대그룹의 대북사업 성과를 통한 통일경제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정 총장은 “금강산과 개성 지역의 개발을 통해 동서와 남북을 잇는 종합산업 발전으로 북한경제의 회생 모형을 제시했다는 의의가 있다”며 “1970년대 새마을운동, 1980년대 서울 올림픽, 1990년대 민주화 운동을 거쳐 현대의 대북사업으로 2000년대 들어서 통일로의 진전이라는 새로운 이상실현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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