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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악화일로로 치닫는 이집트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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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8-15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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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혈충돌로 300여 가까이 사망”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이집트 경찰과 군부가 14일(현지시간) 무함마드 무르시 전 이집트 대통령 지지 시위대 강제 해산에 나선 것을 계기로 촉발된 유혈충돌로 이집트 전역에서 300명 가까이 사망했다는 집계가 나와 국제사회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이날 이집트 보건부는 “이집트 군경이 14일 무르시 전 대통령 지지자 강제 해산에 나서면서 유혈충돌이 일어나 전국적으로 최소 278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보건부 무함마드 파탈라 대변인은 “이날 카이로의 무르시 지지자들의 최대 집결지인 라바 광장에서 61명이 사망했다”며 “카이로의 다른 시위대 집결지인 나흐다 광장에서도 21명이 목숨을 잃었고 카이로 남쪽 헬완에서 18명, 나머지도 여러 주(州)에서 변을 당했다”고 말했다.

파탈라 대변인은 “경찰 43명이 사망했다”고 덧붙였다.

보건부는 이번 유혈충돌로 인한 부상자도 14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AFP통신 기자는 “라바 광장에 확인한 시신만 124구에 이른다”며 “이곳에서 최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더 큰 문제는 사상자가 정부 발표보다 더 많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무르시 전 대통령 지지 세력인 무슬림형제단 측은 “카이로의 두 집결지에서만 무르시 복귀를 촉구하는 시위에 참여한 군중 5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며 “약 9000명이 다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집트 과도정부는 이날 이집트 전국에 한 달간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로 인해 추가 통보가 있을 때까지 유혈사태가 벌어진 수도 카이로와 기자, 제2의 도시 알렉산드리아 등은 매일 오후 7시~오전 6시까지 통행이 금지된다.

이렇게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자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도 거세지고 있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이날 국무부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사태는 이집트 국민의 평화 및 민주주의를 향한 여망에 역행하는 개탄스러운 일”이라며 “과도정부와 군부는 모든 정파에 헌법 개정이나 내각 구성, 대통령 선거 실시 등 상황을 해결하고 평화를 진전시킬 수 있는 건설적인 방안을 제공할 책임이 있다”며 국가 비상사태를 조속히 끝낼 것을 촉구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부대변인도 이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는 매사추세츠주 휴양지 마서스 비니어드에서 한 브리핑에서 “미국은 이집트 시위대를 상대로 한 폭력 사용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우리는 (이집트가) 비상사태로 돌아가는 것을 강하게 반대한다”고 말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이집트 당국이 시위대와 대화하는 대신 폭력을 택한 것은 유감”이라며 “이집트 국민 다수가 시위대의 충돌로 일상이 파괴돼 고통받고 있다. 이집트 스스로 평화롭게 민주주의를 실현하기를 원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프랑스, 독일, 터키와 카타르, 이란 등도 이번 유혈사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야권 지도자 출신의 무함마드 엘바라데이 부통령은 이날 오후 사임할 것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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