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트에르덴 MCS에너지 부사장(왼쪽)이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시 바가누르구 B산업지구 제3동내 CTL플랜트 공사 예정 부지에서 사업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아주경제(몽골) 채명석 기자= 정준양 회장 취임 후 포스코의 글로벌 사업은 ‘UaI’로 요약된다.
몽골과 베트남, 라오스, 인도 등을 연결한 ‘U축’과 북남미를 잇는 ‘I축’, 그리고 아프리카의 A축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영을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즉, 몽골은 U축 가운데 정 회장이 직접 문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그동안 청암재단과 NGO를 통한 사회공헌활동에 치중해 오던 포스코는 지난 2010년 4월 정 회장이 현지를 방문해 총리와 자원에너지부 장관 등을 만나 몽골 산업 발전을 위한 포스코의 지원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을 계기로 2011년 몽골사무소 정식 개설에 이어 올해는 현지 최대 기업인 MCS와 50대 50의 지분을 투자한 합작법인 ‘바가누르 에너지 코퍼레이션’(BEC)설립, 제5 화력발전소 입찰 참여 등으로 빠르게 확대됐다.
여기서 궁금증은 왜 포스코의 고유 사업인 제철이 아닌 에너지 부문에서 협력이 시작됐는가 하는 점이다. 이는 포스코가 반드시 지켜 나가고 있는 두 가지 사업 원칙이 적용됐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에서 수요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철강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설립된 포스코는 해외 투자에 있어 가장 먼저 조사하는 것이 투자 대상국가의 산업 수준이다. 가령 포스코 중국 장가항 포항 불수강은 초창기에는 그릇과 수저 등 생활필수품을 생산하는 저급 스테인리스스틸(STS)을 생산하기 위해 건설됐다.
당시 중국의 산업 수준은 국민들의 생활을 안정화 시킬 수 있는 경공업 제품용 소재의 수요가 높았기 때문이다. 이후 장가항 포항 불수강은 중국 산업구조가 고도화 되면서 이제는 자동차와 플랜트에 쓰이는 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향후 중국 산업의 발전상에 맞춰 생산제품군의 변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몽골 사업도 유사한 형태를 띄고 있다. 몽골에는 유일한 제철소인 다르항 제철소가 있다. 다르항 제철소는 10만t급 전기로를 가동하는 소규모 업체다. 포스코는 다르항 제철소 합리화 사업에도 관여하고 있다. 몽골에는 자동차와 기계 등 대규모 제조업 사업장이 없고, 중국과 러시아 등 철강 대국을 이웃에 두고 있다. 다시 말해 다르항 제철소를 키우는 것은 몽골 경제에 큰 의미가 없다.
따라서 포스코는 제철사업을 통해 부수적으로 노하우를 쌓은 친환경 에너지 산업을 먼저 소개하는 것이 몽골 경제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몽골은 에너지 부족과 환경오염을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고민을 갖고 있었는데 포스코의 CTL프로젝트는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몽골에서 에너지 전력 문제가 해결되면 대규모 제조업 사업장 유치를 통한 규모의 산업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이들 플랜트 운용에 필요한 인력의 수요가 늘어나 전체적으로 현재 290만명에 불과한 인구 수를 늘릴 수 있다. 인구 수의 증가와 제조업의 발전은 천연자원 교역에 의존하고 있는 몽골 경제를 변화시킬 수 있는 기회이며 관광 등 서비스 산업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러한 성장이 이어진다면 향후 수십년 후에는 포스코가 몽골에서 직접 제철사업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편, 포스코가 CTL프로젝트를 통해 휘발유가 아닌 경유를 택한 이유 중 경제성과 더불어 소비자와 직접 상대하는 B2C사업을 하지 않는다는 경영 원칙도 반영됐다고 한다. 포스코는 수요산업을 지원하는 B2B사업의 범위까지만 담당하겠다는 것으로, B2C 업계의 사업 영역을 존중하는 한편 혹시라도 포스코가 참여해 만일에 있을지 모를 무분별한 경쟁의 발발로 개인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 정 회장은 “포스코의 사업능력이 몽골의 산업화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말로 몽골 진출의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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