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세계 최대 곡물 생산국인 미국에서 최근 고온 건조한 날씨가 이어졌음에도 콩 펀드를 제외한 농산물펀드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의 고온 건조한 날씨가 옥수수와 밀 등의 작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수분 단계(가루받이)가 지난 후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반면 대두 가격은 날씨에 대한 우려를 그대로 반영하며 거듭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농산물펀드는 올 들어 -5.72%의 마이너스 수익률로 해외 주식형펀드 수익률(-5.2%)을 밑돌며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1개월 수익률은 1% 남짓에 불과하다.
개별펀드별로 살펴보면 같은 농산물펀드 중에도 기초자산에 따라 수익률 편차는 크게 나타났다.
삼성자산운용의 ‘코덱스 콩선물(H) ETF’는 최근 1개월 새 12% 이상의 이익을 거둬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 들어서는 16.02%의 수익률로 농산물펀드 가운데 유일하게 플러스 수익률을 내고 있다. 이 펀드는 미국 시카고 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되는 콩 선물에만 90%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이지연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계절적으로 대두 가격이 8~9월에 가장 큰 변동성을 보이기 때문에 콩 펀드가 양호한 수익률을 보이는 것”이라며 “다음 달 중순까지는 대두 가격은 날씨의 전망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그는 “최근 5년(4분기부터 이듬해 1분기까지) 새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 남미의 대두 작황이 부진해 대두 가격의 상승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타이거 농산물선물(H) ETF’는 최근 1개월 새 3.37% 올랐으나 올 들어 현재까지 -9.71%의 수익률을 기록, 콩 펀드 수익률을 크게 밑돌았다. 이 펀드는 콩 선물(22.07%) 외에도 옥수수(28.09%), 밀(27.67%) 선물 등에도 투자한다.
도이치자산운용의 ‘도이치DWS에그리비즈니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Cls A’의 경우 최근 1개월 수익률 -6.01%로 가장 낮았다. 이 펀드의 기초자산은 CBOT에서 거래된 대두, 옥수수, 밀 등 주요 3대 작물이 아닌 미국, 버뮤다, 캐나다 등 외국계 원자재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손동현 현대증권 연구원은 “농산물펀드는 기초자산이 3대 곡물 위주인 펀드에 접근하는 것이 낫다”며 “날씨 영향 외에도 중국의 대두 수입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돼 콩 펀드의 상대적 강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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